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팩트체크] 직장내 폭언, 어디까지 배상받을 수 있을까

[앵커]

회사에서 부하 여성직원에게 모욕적인 이야기를 한 여성상사에게 500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어제(14일) 나왔습니다. 깜박 그냥 지나치셨을 수도 있을 텐데, 여성 부하직원에게 여성 상사가 한 겁니다. 언어폭력의 수위가 상당히 심각했던 모양인데, 그러자 "나도 폭언 자주 듣는데 그런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거냐" "어느 정도 당하면 소송까지 가는 거냐" 여러 질문이 나왔습니다. 오늘(15일) 팩트체크에서 직장 내 언어폭력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이었던 거죠?

[기자]

지난해 4월 미혼 여성인 A씨가 모 연구소에 첫 출근을 했는데, 상사인 여성 B씨가 첫날부터 "아기 낳은 적 있어? 무슨 잔머리가 이렇게 많아?" 이야기를 했고, 또 다음날엔 목덜미에 있는 아토피 자국을 보며 "어젯밤 남자랑 뭐했어?"라고 말했던 겁니다.

A씨는 퇴사를 한 뒤 B씨를 모욕 혐의로 고소하고 위자료 3천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냈는데, 어제 법원에서 "상사의 행위는 통상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의 범위를 넘어 굴욕감, 모욕감을 줬다"며 500만원 배상을 결정한 겁니다.

[앵커]

사실 직장 내 막말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걸 다 드러내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까지 나올 수 있겠군요.

[기자]

지난해 말 한 취업포털에서 직장인 1008명을 대상으로 회사에서 폭언 들은 경험 있는지 물었더니 70% 가까이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유형별로 어떤 말에 가장 불쾌감을 느꼈나도 조사했는데, '머리는 장식품으로 가지고 다니냐' '일을 이따위로 하고 밥이 넘어가냐?'는 인격모독형이 가장 많았고,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는 무시형, "야 이 건방진 XX야" 하는 식의 욕설형, 또 "여자가 따라주는 술이 더 맛있지"라는 식의 성희롱형이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그건 뭐 대표적인 성희롱형이네요. 김필규 기자는 생전 저런 말을 안 쓸 것 같은데, 그렇죠?

[기자]

저도 반성하는 마음으로 한번 돌이켜봤는데요, 썩 기억나는 부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하긴 김필규 기자 같은 후배만 있으면 저런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긴 합니다만.

[기자]

혹시 어떤 게 모욕적인 발언인지 잘 모르시는 상사분들도 있을 것 같아 언론을 통해 대표적으로 문제 됐던 사례 몇 개 더 소개하면요.

대구의 한 공공기관에선 지난해 "그 나이 먹도록 뭐했냐. 너희 부모님만 욕먹는다"는 식의 폭언이 문제가 된 적 있었고, 최근 서울시의회 간부가 "인사 제대로 해라. 네 옆에 있던 6급도 그렇게 인사하다 쫓겨났다"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습니다.

모 증권사 여직원에게 "이런 식으로 일할 거면 내가 널 왜 뽑았냐, 차라리 얼굴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 앉혀서 일 시키지"라고 했다는 사례도 소개된 적 있습니다.

[앵커]

이대로 얘기했다면, 그렇게 질이 높은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말하는 것 자체가. 그런데 상사의 폭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 위계 때문에 덮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에 대한 법 규정은 없습니까? 성희롱 같은 경우 당사자가 그렇게 느끼면 3천만 원, 이런 얘기 늘 나오고는 하는데. 그런 건 없습니까?

[기자]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어떤 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을 하지 못하게 돼 있고, 여기서 폭행은 대법원 판례상으로도 물리적 폭행뿐 아니라 폭언을 수차례 반복하는 것 역시 포함한다고 돼 있습니다.

형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 성희롱으로도 소송을 걸 수도 있는데, 법적대응을 하려면 상대방의 평소 언행이나 언동에 대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휴대전화 등으로 녹화, 녹취 필요하고, 주변의 증언도 확보해야 합니다. 또 폭언이 있을 때마다 일지를 작성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욕설을 했는지 기록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게 변호사들 조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걸림돌이 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황윤상 변호사/법무법인 저스티스 : (사내 폭언 피해자가 승소해도) 보통 50만, 30만, 100만원 이 정도밖에는 지급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제도가 없고 현실적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정도…실제로 그것도 원고, 소송을 진행하는 사람이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제한돼 있어요.]

게다가 이런 것은 개인 대 개인의 문제라고 보는 경우가 많고, 국가가 개입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입법 자체도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개인 간의 문제라고만 하기엔 어려운 측면도 점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 때문에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고요. 아주 심하면. 또 보복사건이 일어나기도 하고. 그렇게 간단히 볼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실제로 일본에선 직장상사의 괴롭힘 문제가 심각해지자 영어로 '힘'과 '괴롭힘'을 합쳐 '파와하라', 즉 '상사가 자신의 권한을 악용해 자행하는 폭력'을 뜻하는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실제 택시회사인 도쿄엠케이 사장이 5년 전 교육을 한다며 뒷자리에 앉아 "바보냐, 사표 써라" 등 폭언을 하고 운전석을 발로 차기도 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도쿄지법에선 약 18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습니다. '파워하라' 근절에 대한 정부차원의 계도도 지금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엠케이택시라면 친절한 택시라고 소문났던 곳 아닌가요?

[기자]

친절한 서비스를 더 강조하다 보니 이런 일이 있었던 건데…

[앵커]

사내에선 오히려 이런 일이 벌어졌단 얘기군요. 그런데 예를 들어 과거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굉장히 성격이 안 좋다, 이렇게 소문났었잖아요. 그게 성과 위주로 가긴 하지만, 효율적인 리더십? 이렇게 오해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런 부분이 불거지면서 사실 미국에서도 관련된 연구가 많이 진행됐습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의 특집 기사를 보면 사람들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폭언과 무시를 당할 경우 업무성과가 30% 이상 떨어졌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린 결론. "무례해서 성공한 게 아니라 무례함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것이다. 오히려 경영 실패 사례에서 가장 흔히 드러나는 게 막말 등의 무례한 행동이다"라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분노를 터뜨리려고 하는 많은 팀장들 있을지 모르는데요. 귀 기울여 들어볼 대목입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JTBC 핫클릭

[팩트체크] 내 휴대폰도?…국정원 '감청프로그램' 궁금증 5가지[팩트체크] "외국인에게 최저임금 지나쳐"…사실일까?"어젯밤 남자랑 뭐했어?" 여직원 성희롱한 여성 상사 법원, 여성 신입사원 성희롱한 여성 팀장에 500만원 배상 판결여대생 도둑촬영 후 단톡방 성희롱…정학 1주일이 징계?국방부 "성폭력 범죄자 장교·부사관 임용 금지" 입법 예고



Copyright by JTBC, DramaHouse & Jcontent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