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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 세계 최고 출력 ‘엑사와트’ 레이저 단지 만든다

레이저는 19세기 철, 20세기 전자에 이어 21세기를 이끌 과학기술로 꼽힌다. 국내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고출력 레이저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한동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 광선기기를 경북 포항시에 만드는 계획이 시동을 걸었다. 경상북도와 포항시·한동대가 함께 추진하는 ‘레이저 밸리’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들여 세계 최고 출력의 레이저 기기를 갖춘 연구시설을 세우고 주변에 레이저 관련 기업들이 밀집한 첨단 산업단지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경북도·포항시·한동대 공동 추진



 목표로 하는 레이저 출력은 ‘1엑사(exa) 와트(W)’다. 숫자로 표현하면 ‘100경W’가 된다. ‘1’ 다음에 ‘0’이 18개 붙는 수치다.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레이저보다 500배 더 출력이 높다. 빛의 종류가 달라 가정용 40W짜리 형광등과는 빛의 세기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한때 세계 최고 출력 레이저 기록을 한국이 갖고 있었다. 2010년 광주과학기술원에서 1100조W짜리를 만들었다. 종전 일본의 850조W짜리보다 성능이 훨씬 우수했다. 2012년에는 역시 광주과기원팀이 1500조W로 레이저 성능을 향상시키면서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중국이 2000조W 레이저 개발에 성공했다. 이게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다. 이번에 포항에 만들려고 하는 100경W 레이저는 이보다 500배 더 강력한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유럽연합(EU)은 2017년까지, 러시아는 2023년까지 20경W(0.2엑사W) 레이저를 개발하기로 했다. 한국의 목표는 이보다도 5배 강한 레이저다.



 세계 각국이 이처럼 초강력 레이저 개발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쓰임새가 다양해서다. 초고출력 레이저를 사용하면 반도체 기판에 훨씬 정밀한 회로를 새길 수 있다. 첨단 의료기기에도 활용된다. 양성자 암치료 장치가 대표적이다. 양성자를 쬐어 암세포만 골라 없애는 기기다. 현재 국내에는 국립암센터에만 한 대가 있다. 이 기기는 레이저가 아니라 입자 가속기로 양성자빔을 만든다.



 유태준 한동대 첨단그린에너지환경학과 교수는 “입자 가속기를 쓰는 양성자 치료 장치는 크기가 농구장만 하고 한 대를 만드는 데 3000여억원이 소요되는 반면 초고출력 레이저로 양성자빔을 만들면 비용과 크기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초고출력 레이저는 군사용으로도 쓰인다. 지난해 말 미국 해군은 레이저 무기로 목표물을 파괴하는 실험 장면을 공개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또한 레이저가 대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세계 각국은 초고출력 레이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때 세계 최고였던 한국도 다시 경쟁에 뛰어들었다. ‘엑사 와트 레이저’ 계획을 세운 경북도·포항시·한동대는 이미 자체 연구·조사를 통해 “레이저 밸리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면 그보다 훨씬 큰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 연간 1조4000억원 규모인 국내 레이저 산업의 매출 규모를 훨씬 키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런 1차 판단을 바탕으로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에 사업 검토를 건의해 현재 정부가 타당성을 조사 중이다. 13~15일 한국광학회도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여는 학술대회에서 초고출력 레이저를 주요 주제 중 하나로 다룰 예정이다. 이종민 한동대 글로벌레이저기술연구소장은 “초고출력 레이저가 계속 개발되면 의료기기와 산업용 절단기기, 휴대전화와 노트북 몸체 등 정밀 가공기기를 주로 생산하는 국내 레이저 산업을 초대형 의료장비 같은 고부가가치 쪽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구미 전자제품과 대구 의료기기, 울산 자동차 등 레이저를 활용하는 대형 산업단지가 포항시 주변에 분포해 있다”며 “이런 점 때문에 포항을 레이저 밸리 건설의 최적지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포항=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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