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단원고 교사·학생 261명의 삶 기록 … “잊지 않겠다”는 의지죠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약전을 쓰고 있는 유시춘씨가 80쪽 분량으로 미리 만든 약전 견본 『짧은 그리고 영원한』을 들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작가 126명이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과 교사 261명의 생전 삶을 복원한다. 유족과 주변인을 인터뷰해 희생자의 간략한 전기, 약전(略傳)을 쓴다. 이들은 이를 12월 말까지 책 『짧은 그리고 영원한』(가제)으로 엮어 내년 초 단원고 2학년 희생 학생들의 명예졸업식 때 헌정할 계획이다.



전기 작업 주도 소설가 유시춘씨

 이 작업은 소설가이자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을 지낸 유시춘(65)씨가 주도했다. 그는 경기도 교육청에 약전 발간을 제안했고, 작가를 모으고, 원고를 받는 일까지 맡았다. 마침 그의 동생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생존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는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유씨를 최근 경기도 일산 자택에서 만났다.



 -쉽지 않은 일을 시작했다.



 “14년간 고교 교사로서 단원고 학생 또래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기성세대로서도 자책감을 느꼈다. 뭔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나를 억눌렀다.”



 -작가들은 어떻게 모았나.



 “261인의 전기를 쓰자면 작가가 많이 필요했다. 작가 70여 명은 자원했지만, 50여 명에겐 읍소했다.”



 참여 작가 중엔 100만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를 여럿 낸 이도, 젊은이들의 흠모를 한 몸에 받는 이도 있다. 하지만 발간될 책에선 이들의 이름은 부각되지 않는다. 책 한 켠에 가나다순으로만 정리될 예정이다.



 -유족들이 힘들어하진 않나.



 “처음 약전에 대해 설명하는 게 어려웠다. 하지만 자식들의 짧았던 생애가 책으로 영구히 보존된다고 설명드리면 고마워들 하신다. 치유 기능도 있는 것 같다. 작가를 대 여섯 번 만나 이야기하니 두통이 사라졌다는 분이 있다. 나도 어제 한 어머니를 만나 다섯 시간 동안 듣고 왔는데 ‘가슴에 얹혀진 무거운 돌덩이가 부서지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하지만 실종자 7명의 가족들은 죽음을 인정할 수 없기에 (약전 작업에) 응하지 않고 있다.”



 -원고 내용은 어떤가.



 “현재까지 50편이 완성됐는데 눈물 나는 원고가 많다. 가난했던 아이들이 많다. 수학 여행 못 갈 뻔 하다 겨우 간 학생도 있다. 한 교사는 바다에서 올라올 때 양팔에 학생 하나씩을 껴안은 채 올라왔다. 얼마나 꽉 끌어안았으면 그렇겠나. 작업 중인 작가들은 잠을 잘 못 잔다.”



 작가들에게 주어진 원고 분량은 학생은 원고지 40매, 교사는 80매 분량. 하지만 이 원고를 채우는 일이 그렇게 어렵다. 한 소설가는 “솔직하게 말하면 컴퓨터 앞에 앉아 10분 이상 쓰기가 어렵다. 내 새끼 같아서 감정이 복받치기 때문”이라 했다.



 -왜 약전을 써야하는 건가.



 “잊지 않겠다는 기억투쟁의 일환이다. 한 조사 결과를 보니 2030세대에게는 세월호 참사가 6·25 전쟁 다음으로 큰 사건이더라. ‘역사’가 된 거다. 하지만 나중에 역사 기록에선 ‘단원고생 몇 명이 몇 시 몇 분에 사망했다’고만 나올 거다. 하지만 이런 약전이 있다면 아이들이 어떤 고통과 꿈과 희망을 갖고 살다가 갔는지 알 수 있다.”



 -세월호가 지겹다는 이도 있고, 연평해전과 비교하는 이도 있다.



 “연평해전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잃은 경우고, 세월호는 국가의 잘못으로 목숨을 잃은 경우다. 톨스토이는 ‘정말 도덕적 국가라면 한 걸인이 얼어죽어도 모두의 책임이 된다’고 했다. 아무리 반성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씨는 “진실 규명은 세월호 특위의 영역”이라면서 덧붙였다. “영화 ‘타이타닉’에선 타이타닉이 침몰되기 전 사랑과 계급, 인간사가 나온다. 100년, 200년 후 이 약전도 예술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지 않을까. 소설과 영화 등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된다면 그 아이들을 잊지 않고, 그 시대를 돌아보는 계기도 될 거다.”



글=백일현 기자 keysme@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