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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국내 초판 10만 부 예정 55년 만의 신작에 세계가 들썩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1위’,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1위’,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위대한 소설 1위 『앵무새 죽이기』의 하퍼 리

미국 소설가 하퍼 리(Harper Lee·88)가 1960년 발표한 『앵무새 죽이기』의 수식어들이다. 지금까지 40개국에서 번역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40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14일(현지시간) 하퍼 리의 두 번째 장편 『파수꾼(Go Set a Watchman)』이 출간된다는 소식에 전 세계 출판·서점계가 출렁이고 있다.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 이후 어떤 책도 내지 않았으니 55년 만의 새 소설인 셈이다.

미국에서의 초판 발행 예정부수는 200만 부. 15일 한국어판을 출간하는 국내 출판사 열린책들도 초판을 10만 부 찍기로 했다. 초판 2000부도 완판이 어려운 요즘 같은 때 10만 부는 엄청난 숫자다. ‘스테디셀러 작가의 55년 만의 컴백’이라는 세계적 이슈에 기댄 위험한 배팅은 아닐까. 책을 읽으면 이상한 아이 취급받아 ‘책따’를 당한다는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 더욱 불안하다.

이에 열린책들의 담당 편집자는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아온 책이라는 점에 확신을 갖고 내린 결정”이라며 “『앵무새 죽이기』를 알고 있는 중년 독자들에 기대기보다 스테디셀러로서의 힘을 믿고 도서관·학교와 연계한 청소년권장도서 마케팅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사실 화제몰이는 시작됐다. 9일 오후 교보문고 ‘화제의 도서’ 책장 한 코너는 『앵무새 죽이기』로만 채워졌다. 『파수꾼』이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편이기 때문이다. 출판 전까지 극비에 부쳐진 내용은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 진 루이즈 핀치(애칭 스카웃)가 20대에 겪는 성장소설로 예상된다. 흥미로운 건 책이 출판되는 순서는 늦었지만 책이 쓰인 순서는 『파수꾼』이 먼저라는 점이다.

하퍼콜린스 출판사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1950대 중반 하퍼 리는 스카웃이라는 성인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을 출판사에 갖고 왔는데 담당 편집자가 스카웃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 깊은 인상을 받아 소설을 다시 쓰라고 설득했다. 하퍼 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파수꾼』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신인작가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그는 새 책 『앵무새 죽이기』를 쓰면서 먼저 써놓은 소설을 잃어버렸다.

현재 외신에선 새 소설『파수꾼』을 두고 논란이 많다. 하퍼 리가 평소 “다시는 소설을 출판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2007년 뇌졸중을 앓은 리는 현재 시력과 청각 기능이 많이 쇠퇴한 상태다. 때문에 지난해 8월 그의 최측근인 변호사가 낡은 서류더미속에서 『파수꾼』 원고 뭉치를 발견한 후 독단적으로 출판을 한 건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 그러나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하퍼 리의 의식은 아직 총명해서 잃어버린 원고를 되찾은 것을 아주 기뻐하며 새 책 출판에 들떠 있다”고 전했다.

이제 백발이 성성해진 작가가 가장 열정 넘치던 때 가졌던 치열한 고민과 생각을 확인하는 일은 분명 기대되는 일이다. 그의 1960년대 언어는 55년이라는 시간의 터널을 뚫고 21세기에 안착할 수 있을까. 1930년대 흑백 갈등이 한창이던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정의와 양심, 용기와 신념, 인간에 대한 배려를 이야기했던 메시지는 지금 세대에게도 진한 메아리로 울려퍼질 수 있을 것인가. ●


글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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