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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량 줄고 툭하면 화장실 … 전립선 고장 신호

서울 서초구에 사는 김모(56·남)씨는 최근 들어 소변줄기가 약해지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수차례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밤에도 오줌이 마려워 잠에서 깨는 일이 잦아졌다. 갑자기 소변이 급해 실수할 뻔 한 경험을 한 김씨는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전립선 용적이 정상인의 두 배가 넘는 50cc이고, 배뇨기능도 심각한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물치료를 한 달간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김씨는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 수술을 받고 배뇨 기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김씨처럼 중장년층 남성들에게는 전립선이 또 다른 건강 적신호로 다가온다. 소변에 문제가 생기는 전립선 비대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 환자 수는 2014년 102만1222명으로 2010년 76만7805명에 비해 25만 명가량 증가했다. 이 중 50대 이상이 96만8404명(2014년)으로 전체 환자 수의 94.8%를 차지했다. 전립선 비대증은 40대 이후 전립선의 크기가 증가하면서 발병하기 시작한다. 초기에는 큰 불편을 느끼지 않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전립선은 더 비대해지는 반면 방광 기능이 점점 감퇴해 50대 후반이나 60대가 되면 치료를 받을 정도의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무리한 등산 주의, 가벼운 걷기 도움
빈뇨·야뇨·세뇨·잔뇨감·급박뇨 등이 주요 증상인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의 크기가 커지는 질환이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서 요도를 감싸고 있는 호두알만한 조직이다. 정액을 일부 생산해 요도를 통해 배출시키는 남성의 생식기관이다.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요도와 방광을 압박해 소변보기가 불편해진다.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나 방광 결석, 급성 전립선 염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배뇨장애는 50대 절반 이상이 경험하고 있지만,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고 병원을 찾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고령화 추세와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 등 식생활의 서구화로 환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은 추운 겨울철에 전립선 근육이 수축하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많아지면서 전립선 비대증이 많이 발생하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경향을 보인다.

전립선 비대증은 배뇨 불편에 그치지 않고 수면부족, 우울증, 성생활 만족도 저하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로 이어진다. 전립선 건강을 유지하려면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배뇨 증상에 대해 자가 체크를 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뇨작용이 있는 카페인 음료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은 육류를 비롯한 기름지거나 맵고 짠 음식을 줄이고 토마토·콩·마늘 등과 같은 채소의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무리한 등산이나 장시간 근력운동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 번에 30분 이상, 빨리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만증 있으면 전립선 비대증 악화
비만 등 대사증후군이 있을 경우 전립선 비대증이 악화된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11개 대학병원을 찾은 40세 이상 배뇨곤란 환자 1151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를 조사한 결과,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전립선의 크기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전립선 크기는 20cc지만 배뇨곤란을 겪는 남성 중 BMI가 23 미만인 정상 그룹은 평균 25.9cc였다. 반면 BMI 30을 초과한 비만 남성은 평균 33.9cc에 달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남성은 정기적인 검진으로 질환이 발견될 경우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적절한 식이요법과 지속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국제전립선증상 점수, 요속검사, 잔뇨량 측정검사,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 초음파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국제전립선증상 점수(IPSS, International Prostate Symptom Score)는 자가진단표로 확인할 수 있다. 자가진단표는 전립선 비대 여부보다는 배뇨 증상을 진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경미한 증상이라도 생활에 불편이 있을 경우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는 보통 전립선의 긴장도를 풀어주거나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물치료를 한다. 약물치료에도 개선되지 않거나 신장 기능 이상, 반복적인 요로감염, 급성 요폐, 방광결석 등 합병증이 생긴 경우에는 수술을 권한다. 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한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립선의 해부학적 위치를 감안해 사정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는 레이저 수술법이 각광 받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하면 혈관이 풍부한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는 과정에서 출혈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립선 비대증이 심해지면 전립선암이 된다는 오해가 있지만 두 질환은 관련이 없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없으며, 암세포가 커져 요도를 막게 되면 전립선 비대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암세포가 너무 커져 있거나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 경우가 많아 평소 건강관리와 정기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


김세웅 객원 의학전문기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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