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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광장] 청정 제주, 7월이 더 좋은 까닭

7월 제주가 배고프다. 해마다 이맘때면 제주는 피서객들로 넘쳐났다. 항공권을 못 구해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바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때문이다.

제주는 메르스 청정지역이다.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확진자가 제주에 온 적도 없다. 메르스 발생 이전이나 이후나 청정 제주는 그대로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제주까지 덤으로 메르스 불황에 넘어간 형국이다. 억울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니까, 마음을 다잡고 ‘7월 보릿고개’ 넘기 작전을 짜고 있다.

사실 제주를 메르스 청정지역으로 지켜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지난달 초에는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시급했다. 메르스 관련 모든 진행 상황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선언하고, 하루 두 차례씩 브리핑을 했다. 행정의 사소한 실수까지 빠짐없이 공개하고 양해를 구했다. 이후 최소한 제주도와 관련해서는 인터넷상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든가 하는 유언비어나 잘못된 내용은 자취를 감췄다.

의료기관과 관련 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메르스 유입 차단에 협조해줬다. 이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 생업에 피해를 입으면서도 자가격리와 능동감시에 불평 않고 응해주신 도민들, 엄청난 피해를 감수하면서 영업중지에 나서준 업체에도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더불어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다. 제주 여행을 왔던 관광객 두 분이다. 이들은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메르스 밀접 접촉자로 자가격리 조치를 당했다. 들뜬 기분으로 여행을 왔는데 갑자기 격리를 당했으니 날벼락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보름 여 동안 여행대신 자가격리(실제로는 병원에 격리됐다. 제주에 집이 없었기 때문에)를 참아준 두 분, 진심으로 미안하고 고마운 생각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가족 단위 개별관광객을 중심으로 국내 여행객은 점차 늘어나는 것 같다. 그래도 평소 수준을 회복하려면 멀었다. 관광경제 조기 회복에 제주도민 모두가 팔을 걷어붙이게 된 이유다. 청정한 자연에, 전염병까지 청정한 제주다. 안심하고 마음껏 오시라고 초청한다. 내국인들이 많이 와야 외국인들도 ‘제주에는 안심하고 가도 되는 구나’ 생각하고 뒤따라 올 것이다.

제주도 차원에서도 다양한 관광지 할인, 숙박업 할인, 음식점 할인 등 ‘제주관광 핫 세일’이벤트를 15일부터 진행한다. 팁도 하나 알려드리겠다. 핫세일 기간 동안의 경품 이벤트에 승용차가 두 대나 걸려 있다. 운이 좋으면 제주관광도 하고, 승용차도 마련하고 얼마나 좋은가.

관광경제 회복에 온 도민이 한 마음이다. 7월 제주에 오면 더욱 친절하고, 정성이 담긴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몸으로 뛰면서 관광 세일즈에 나서려고 한다.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중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일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제주도 관광 홍보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 언론도 만나고, 여행사와 정부 관광기관을 찾아 ‘Jeju Night’ 행사도 추진한다.

위기는 체질을 바꿀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차제에 고품질·고품격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반적인 분야를 정비할 것이다. 바닷속을 누비는 잠수함까지 깨끗이 방역소독을 마쳤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위기로는 외환위기(IMF),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SARS, 사스), 세월호 위기를 꼽을 수 있다. 당시 위기 극복방안으로 운영자금 저리지원 등을 통한 금융지원, 납세 유예나 세금 감면, 경기 부양책 등이 제시됐다.

공공지원을 통한 경기 회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심리적 위기감 해소와 평상심 회복이 급선무다. 사실 제주는 아무 일이 없었다. 예년처럼 여행 오시면 된다. 청정 제주바다에서 잡아 올린 한치는 여전히 맛있고, 해수욕장은 여전히 비취빛을 자랑한다.

나눔의 정신은 특히 위기 국면에서 유효하다. 앞으로는 전 인류의 키워드가 나눔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제와 억압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나눔, 자연에 대한 나눔이 핵심이다.

우리는 메르스라는 질병 자체와 싸워야 한다. 메르스에 걸린 사람을 미워하고 싸우는 대신. 그래서 메르스까지 포용하는 나눔으로 메르스 한파를 이겨내야 한다. 제주로의 나눔 관광은 그 멋진 실천이다.



원희룡 1964년 제주 출생. 서울대 법대와 제34회 사법시험에 각각 수석 합격했다. 16·17·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사무총장 및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2014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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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