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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의 포용 리더십과 통일

올해는 미국 남북전쟁이 종전된 지 150주년째 되는 해다. 150년 전의 미국은 하나의 연방이 아닌 남북으로 갈린 분단국가였다. 노예제를 둘러싸고 남부와 북부는 첨예하게 갈등했다. 결국 노예제 폐지를 반대한 남부의 7개 주는 1860년 사우스캐롤라이나를 필두로 연방에서 탈퇴, 남부 아메리카연합국(Confederate)을 결성하고 독립을 선언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미국 전역의 노예제 폐지와 완전한 하나의 연방 실현을 위해 전쟁을 결단했다. 두 개의 미국이냐, 하나의 미국이냐의 기로에서 전쟁을 통한 통일된 미국건설을 선택한 것이다.

1861년 4월부터 1865년 5월 23일의 종전선언까지 5년 간 이어진 전쟁이었다. 전쟁의 결과는 참담했다. 1만 여 번의 교전에서 군인 62만 여 명이 전사했다.

전쟁이 한참 막바지로 치닫던 1863년 11월 1일, 링컨은 게티즈버그의 연설에서 미국 독립선언문이 천명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건국정신을 상기시키고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라는 위대한 이상을 실현하는 데는 숭고한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미국 국민들에게 역설했다. 그러나 진정한 통일국가의 실현은 명분 있는 전쟁의 승리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지금 워싱턴에 있는 링컨 메모리얼에는 전쟁의 승리가 눈앞이던 1865년 4월에 링컨이 행했던 두 번째 취임식 연설문의 내용이 각인돼 있다. 그는 연설의 결론 부분에서 “With malice toward none, with charity for all…”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전쟁 이후 패자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 포용을 통해 새로운 국가건설에 함께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의 호소는 미국 국민들을 감동시켰고 그 결과 그의 정신은 실천되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통합 자체가 아니라 초강대국 미국을 만든 힘이 통합을 이끈 위대한 정신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남북전쟁을 이끌었던 당시 링컨에게는 미국을 하나로 통합해 실현하고자 하는 비전이 있었다. 링컨은 가장 치열했던 전쟁의 격전장이었던 게티즈버그에서 자신들이 치르고 있는 희생이 위대한 건국정신의 실현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연설문은 지금까지도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어록이다.

미국의 역사는 우리에게 이렇게 질문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통일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가. 어떤 비전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통일을 꼭 해야만 하는가. 아직도 명료한 답이 없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 평화와 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정신적 가치를 찾아야 한다.

미국의 통일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통일에는 숭고한 희생이 따른다는 것이다. 300만 명의 노예해방을 위해 60만 명의 희생이 있었다. 미국 국민의 통일을 위한 희생을 상기하면 노예와 다름없는 생존여건에서 신음하고 있는 2480만 북한동포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희생할 각오가 있는가를 성찰해 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쟁까지 감내했던 미국인들의 희생정신은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소중한 교훈은 참혹한 전쟁의 와중에서도 상대를 무조건 용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던 링컨의 리더십과 링컨 이후에도 이를 실천했던 미국의 시민정신이다.

1953년 휴전 이후 치열하게 이어져 온 남북의 체제경쟁은 승패가 가려진 지 오래다. 패자의 승복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승자의 진정한 용서·포용·아량의 정신이 분명하게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도자의 확고한 통치철학, 그것을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과감한 결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본격적으로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 그런 지도자의 등장은 가장 절실한 국민적 여망이다. ‘통일대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기대한다.


서인택 한국글로벌피스재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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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