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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해진 치프라스 “16조원 긴축” … 채권단보다 센 개혁안

알렉시스 치프라스(오른쪽) 그리스 총리가 10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국회의사당에서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재무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최종 답안지를 9일(현지시간) 내놨다.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선결과제인 긴축 개혁안이다. 연금 삭감과 세제 개편, 민영화 계획 등을 망라하는 ‘초긴축 카드’를 내밀었다.

2주간 경제 마비에 ‘백기 투항’
원금 대신 이자 감면, 만기 연장
새로운 형태 채무 경감 가능성



 그리스는 트로이카 채권단(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에 향후 3년간 535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부채 30% 탕감과 만기 연장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그리스의 총 국가부채는 3200억 유로에 이른다. 당장 20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채무 35억 유로를 갚아야 한다. 지난달 30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빚 15억4000만 유로를 갚지 못해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긴축 개혁안의 강도는 세졌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긴축 안을 거부한 것과 달리 그리스는 납작 엎드렸다. ‘마지막 기회’라는 채권단의 압박이 통한 걸까. 일단 허리띠를 제대로 조를 태세다. 2022년까지 법정 퇴직 연령을 67세로 높이고 조기 퇴직에 불이익을 주는 등 ‘그리스 병’으로 불리는 ‘퍼주기식 복지’를 대폭 삭감했다. 이를 통해 향후 2년 동안 120억~130억 유로(약 15조~16조원)의 재정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채권단의 제안(79억 유로)보다 40억~50억 유로가 많다. 탈세와 부패 방지안도 포함됐다.



 그리스가 허리띠를 더 졸라매겠다고 나선 의도는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WP)는 “2주간의 은행 영업 중단으로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뼈를 깎겠다’는 그리스의 긴축안은 채무 재조정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가디언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채무 탕감을 위한 반대급부로 ‘백기 투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치프라스가 자신의 첫 번째 목표였던 채무 재조정에서 어느 정도 협상의 기반을 얻은 듯하다”고 분석했다. 강경하던 독일의 태도도 누그러지는 모습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고전적(classic)’ 의미의 채무 탕감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채무 재조정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채무 리프로파일링(reprofiling)’이다. 원금은 그대로 둔 채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율을 낮춰 빚 부담을 줄여 주는 것이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그리스가 현실적인 제안을 내놓으면 채권단도 그리스 채무를 합당한 수준으로 낮출 현실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지난 5개월처럼 혼수상태로 춤을 춰야 한다”고 말했다.



 초강도 긴축안을 제시하며 채권단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낸 그리스는 한편으론 러시아와의 밀월을 강화하며 EU를 압박하고 있다. 강온양면 전략을 구사해 퇴로도 확보하는 모습이다. 극좌파인 파나요티스 라파자니스 에너지장관이 러시아와 손잡고 20억 유로의 가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라파자니스 장관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EU와 빨리 협상을 매듭지어야 하지만 EU의 압박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을 실어 주듯 9일 러시아 우파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브릭스개발은행에 가입한다면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는 여차하면 러시아와 손을 잡을 수 있으니 EU 정상이 타협과 양보의 카드를 내보이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11일(현지시간) 회의에서 그리스의 개혁안을 평가해 구제금융 협상 재개 여부를 논의한다. 구제금융 지원 여부는 12일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하현옥·고란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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