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차량 번호, 기사 사진, 위치 표시 … “심야에 택시 타도 안심”

콜택시 앱 전성시대다. 지난 8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콜택시 앱을 실행한 모습. 영국 런던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최성환 백기사 대표는 “우버의 성공을 보며 국내에서도 택시 비즈니스가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서울 강남역, 심야 시간, 택시. 이 세 단어를 들으면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서로 다른 이 단어들을 조합하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택시 잡기 전쟁’. 그런데 요즘은 확 달라졌다. 사람들이 인도와 가까운 차로를 점령한 뒤 경쟁적으로 손을 흔드는 대신 다들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상 속으로] 콜택시도 앱 전쟁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경력 15년차 택시기사 이용섭씨에게 물어봤다. 그는 “콜택시 앱 때문”이라고 답했다. “몇 달 만에 서울 시내 심야 풍경이 확 달라졌다”고도 했다. 사실 이씨도 지난 6일 자정쯤 스마트폰에 설치해둔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난 경우다.



 기자는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앱을 실행했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호출하자 10초 만에 예약 완료 메시지와 함께 택시 차량 번호, 기사의 사진과 이름, 실시간 위치가 표시됐다. 곧이어 이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정확한 위치를 다시 확인한 뒤 호출 후 4분여 만에 기자를 태웠다. 이씨는 “콜택시 앱을 사용하면서 택시기사들은 빈 차로 돌아다니지 않아도 돼 좋고, 손님들은 예전보다 편하게 택시를 잡을 수 있어 만족해한다”며 “(콜택시) 앱만으로 손님을 받는 동료도 있다. 호출이 왔을 때 빨리만 잡으면 월 100건 이상은 기본으로 받는다”고 귀띔했다. 이씨 말처럼 서울의 경우 심야 도심을 돌아다니는 빈 택시를 찾기 힘들어졌다. 택시기사들이 사람이 많은 명동·종로·홍익대 등지의 이면 도로에 대기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콜택시 앱은 승객이 행선지를 입력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택시 기사들은 이를 악용한다. 인기 없는 변두리 지역은 피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승객의 콜만 받는 것이다. 콜택시 앱 이용 경험이 있는 직장인 유진욱(38)씨는 “단거리를 이동할 때 콜택시 앱을 이용했는데 일곱 번이나 배차가 안 된 경험이 있다”며 “택시 기사가 승객을 고른다는 생각에 불쾌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올 2월 리모택시가 나온 뒤로 현재 5개 이상의 콜택시 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음카카오·SK플래닛·한국스마트카드 등 대기업과 리모택시코리아·쓰리라인테크놀로지(백기사) 등 스타트업(신생 기업)들이다.



 콜택시 앱의 원조는 차량공유서비스 우버(Uber)다. 우버는 스마트폰으로 본인의 위치를 알리면 고급 승용차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손님을 태워주는 서비스다. 2013년 8월 한국에 진출했지만 법이 금지하는 유사 운송 행위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고발됐다. 우버의 빈자리를 콜택시 앱이 채웠다.



 현재 콜택시 앱 시장 1인자는 카카오택시다. 출시 3개월 만인 지난 6일 누적 콜 횟수 500만 건을 돌파했다. 카카오택시는 3700만 명의 국내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톡의 자매품이다. 그래서 사용하기가 쉽다. 또 배차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카카오택시는 가입 택시기사가 가장 많은 11만 명이고, 평균 배차 시간이 10초라고 말한다.



 지난 4월 출시된 SK플래닛의 ‘T맵 택시’는 1800만 명의 가입자를 둔 T맵을 기반으로 카카오택시를 추격하고 있다. 지난 7일 강남역 인근에서 T맵 택시 앱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했다. 목적지를 입력하자 예상 금액과 소요시간, 배차 후 택시의 도착 예상 시간을 알려줬다. 카카오택시 정도는 아니지만 배차 시간은 20초를 넘지 않았다. 택시기사 백모(48)씨는 “T맵 택시 앱엔 휴대전화 분실방지 알림이 있다”며 “손님이 하차하고 택시가 1㎞를 이동했는데도 손님 휴대전화와 택시의 거리가 100m 이내에 있으면 택시기사에게 휴대전화 분실 알림 메시지가 들어온다. 실제로 손님이 내린 지점을 찾아가 휴대전화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승차 후 T맵 택시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바탕으로 한 빠른 길을 알려줬다. 택시기사와의 요금 분쟁을 덜어주는 서비스다.



 리모택시·백기사·이지택시 등 스타트업들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차별화 전략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백기사는 승객에 대한 배려에 중점을 뒀다. 지난 8일 백기사 앱을 다운로드한 뒤 서울 무교동에서 콜택시를 불렀다. 목적지는 무교동에서 약 18㎞ 거리인 노원구 중계동으로 설정했다. 호출 버튼을 누르기에 앞서 ‘임산부를 배려해주세요’ ‘아이와 함께 타요’ ‘짐이 많아요’ ‘조용한 분위기였으면 좋겠어요’ 같이 사전 메시지를 체크할 수 있는 항목이 나왔다. 또 앱을 이용할 때마다 1000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어 총 3만 포인트 이상을 모으면 포인트당 1원을 현금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다.



 리모택시는 고급화 전략을 택했다. 리모로얄이라는 고급형 택시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탑승자와 탑승 시간을 예약하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고급 모범택시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리모택시 앱을 켜면 서비스 평점과 이용 후기를 확인한 뒤 친절한 택시를 승객이 직접 골라 호출하는 기능이 있으며 9월부터는 휴대전화 충전과 생수 제공 등의 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콜택시 앱의 화두는 ‘안심 귀가’다. 대부분의 앱엔 운전기사의 평가 및 택시 탑승 후 가족과 친구 등에게 자신의 현재 위치와 차량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콜택시 서비스에서 느끼지 못했던 신선함과 친절함으로 이어진다.



 콜택시 앱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는 직장인 전지영(28)씨는 “출근 시간에 집 앞으로 미리 택시를 부를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한다는 장점 때문에 콜택시 앱을 사용하게 됐다”며 “야근이나 회식 등 늦은 시간 택시를 이용할 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콜택시 앱은 택시 정보를 가족이나 남자친구에게 전달할 수 있어 안심이 돼 괜찮다”고 했다.



 이처럼 콜택시 앱은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 연결 마케팅) 서비스의 대표주자로 떠오르면서 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그러나 콜택시 앱도 기존 영업용 택시를 활용하는 서비스라서 일부 택시기사의 불친절 문제, 단거리 손님에 대한 승차 거부 등 고객들의 오랜 불신을 해결해야 한다. 또 아직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카카오택시는 이용자 확보를 위해 지난 4월 한 달간 콜에 응하는 기사들에게 건당 2000원, 최대 4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고 이용 고객에겐 카카오톡 아이템 선물 등의 혜택을 줬지만 향후 콜비 유료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은 “지금 한국에 나오는 택시 앱은 우버보다 한 단계 못 미친 상태로 택시를 잡을 수는 있지만 미터기는 여전히 따로 있고 카드 결제도 별도로 해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택시를 기다리는 불편함은 일정 정도 줄여줬지만 사업성 측면에선 걸음마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콜택시 앱의 미래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다음카카오·SK플래닛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콜택시 앱을 O2O 비즈니스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면 카카오택시를 기반으로 파생되는 광고 시장이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콜택시 사업을 바탕으로 마련한 소비자의 위치 정보나 움직임 등을 쇼핑몰·마트 등 다른 업체에 다시 팔 수도 있다.



 박천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콜택시 시장은 불황에 시달리는 택시업계의 바람직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여러 업체의 경쟁에 따른 서비스 개선과 관리로 택시 이용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곽재민·김영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 BOX] 96년 전 첫선 경성택시, 시간당 쌀 한 가마 값 요금



택시의 역사는 자동차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1897년 런던과 미국 뉴욕엔 마차에 전기 모터를 단 택시가 보급됐다. 같은 해 독일의 발명가 빌헬름 브룬은 운행 거리에 따라 요금을 계산할 수 있는 ‘택시미터’를 개발했다. 택시는 ‘요금’ 또는 ‘세금’을 뜻하는 라틴어 ‘탁사(taxa)’에서 유래했다. 초기엔 매연과 소음이 적기 때문에 전기 택시를 더 많이 찾았다. 그러나 헨리 포드가 가솔린 자동차 값을 확 내리면서 전기 택시는 점점 사라졌다.



 택시는 나라도 구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4년 9월 프랑스는 독일군이 파리 인근 마른 강까지 내려오자 파리 시내에서 택시 600여 대를 동원해 병력을 전선으로 실어 날랐다. 이 덕분에 프랑스는 파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한국의 택시 역사는 1919년 일본인 노무라 겐조가 미국의 다지 두 대로 경성택시회사를 차리면서 시작됐다. 경성택시는 미터기 없이 대절료를 받았다. 시간당 요금이 당시 쌀 한 가마 값인 6원, 서울 도심을 도는 데는 3원이었다. 26년 아사히택시회사가 미터기를 도입했다. 3㎞에 기본요금 2원, 운행 거리(약 800m)당 추가 요금 50전을 받았다. 부자들만 탈 수 있었다.



 택시의 대중화는 50년대 6·25전쟁 직후 미군 지프를 개조한 ‘시발택시’가 등장하면서다. 62년 일본에서 부품을 들여와 새나라자동차를 만들고 나서야 택시는 비로소 ‘시민의 발’로 거듭났다. 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형택시인 스텔라 택시가 거리를 누볐다. 이후 모범택시·대형택시가 나오면서 요금의 차등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택시 요금은 물가와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정부가 단단히 통제하고 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