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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인천~제주 삼각 노선 크루즈 … 카지노 즐기는 중국 부호 몰려올 것

지난달 21일 제주도에 도착한 이탈리아 국적 크루즈 아틀란티카호.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했다. 건물 10층 높이에 길이는 292m에 달한다. [김민상 기자]


지난달 12일 제주 외항에는 63빌딩(높이 250m)을 뉘어 놓은 길이보다 더욱 긴 크루즈가 도착했다. 크루즈가 도착한 부두 주변으로는 관광버스 30여 대가 대기했다. 상하이에서 출발한 중국인 관광객 2500여 명은 물밀듯 크루즈를 빠져나왔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까지 용두암과 면세점, 재래시장을 둘러본 뒤 배로 돌아와야 한다. 승객과는 별도로 승무원 1000여 명도 계란과 양배추 등을 옮기거나 개인 용무를 보러 택시를 탔다. 제주도청에서 4년째 크루즈 업무를 담당해 온 임영철 계장은 “한 번 크루즈가 뜨면 엄청난 물량이 소비되기 때문에 앞으로 제주도에서 계란은 돈 주고도 못 살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뉴스 속으로] 국적 선사에 ‘카지노 크루즈’ 허용



 제주도에 크루즈를 타고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최근 4년 동안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1년 6만 명에 불과했던 크루즈 관광객은 2014년 제주도 전체 인구와 맞먹는 59만 명에 달했다. 정부는 현재 제주를 포함해 부산과 인천 등으로 오는 100만 명 수준의 크루즈 관광객이 2020년까지 300만 명을 달성해 3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주로 운항하는 5만t급 크루즈 안에 들어선 카지노의 모습. 이 같은 베팅 테이블 68개가 있다. [사진 김종남 대경대 교수]
 2013년 7월 발의돼 2년간 국회에 머물렀던 ‘크루즈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오는 8월 시행된다. 국내 최초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달린 크루즈를 허용하면서 관광산업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미 관련 업체가 3만~7만t 급 크루즈를 이용해 중국과 인천, 제주를 잇는 삼각 노선을 검토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상문 해수부 해운정책과장은 “외국인을 겨냥한 새로운 크루즈 산업이 도입되면 세월호 사고로 활력을 잃은 국내 여객선 산업도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크루즈 사업에 관심을 나타낸 업체는 팬스타와 글로벌코리아레저(GKL) 등 4곳이다. 팬스타는 부산과 일본 사이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고, GKL은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2개 회사는 크루즈 사업 방향과 관련해 외부 노출을 꺼리고 있다.



 해수부는 4개 회사에 모두 국적 크루즈 선사 면허를 연내 발급해 올해 안에 시범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이 최근 “내국인도 선상 크루즈 카지노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반대로 한발 물러난 상태다.



 하지만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허용하는 것만으로도 국내 크루즈 산업에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크루즈 육성법은 2만t급 이상 선박으로 사업 신청을 하면 카지노를 세울 수 있도록 했다.



 각 사업자에 면허가 발급되면 먼저 중국인을 집중 겨냥한 관광 노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자국 내 카지노를 규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회사가 운영하는 크루즈에 처음으로 카지노가 들어선다는 것만으로도 중국인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이시현 광운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부호들이 새로운 지역에서 카지노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최초로 카지노를 싣는 한국 크루즈 산업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항로는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인천에 도착해 서울에 있는 면세점을 이용하도록 하고, 섬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위해 제주도까지 연결하는 삼각 노선이 구체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한류 스타와 연계한 상품도 논의 중이다. 팬스타 관계자는 “3만t급 작은 크루즈로 시작하더라도 한류 콘텐트를 배 안에서 보여줄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배 갑판에는 한국식 포장마차를 만들어 저녁에는 ‘부산식 꼼장어’를 맛보는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동해에서 시작해 러시아와 일본을 잇는 환동해(環東海)도 새로운 크루즈 노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3월 크루즈 전문 재단법인을 만드는 등 환동해 크루즈 항로 개척을 위해 팔을 걷었다. 이병승 강원도청 크루즈 사업팀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크루즈 회사들은 새로운 노선을 계속 시도한다”며 “속초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오타루로 이어지는 항로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남북 관계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을 위해 고성 통일전망대와 비무장지대(DMZ)를 둘러보는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향후 남북 관계가 개선돼 북한의 금강산과 원산을 이용하는 크루즈 상품도 나올 수 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스위스에 유학을 다녀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원산 일대에 스키와 골프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리조트를 만들려고 한다”며 “남북 관계가 개선된다면 금강산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크루즈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돼 섣부르게 투자했다가 사업이 조기 종료되는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13년 처음 크루즈 사업을 허가해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상품이 개발됐지만 여행객 부족으로 1년 만에 사라졌다. 1000명 정원에 승객이 300명에도 못 미치는 날도 많았다. 김종남 대경대 관광크루즈승무원과 교수는 “한국 정부가 크루즈 산업에 뛰어든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선박 값이 올라가 후발 주자인 국내 업체에 더욱 부담을 주고 있다”며 “경험이 있는 외국 법인과 합작해 단계적으로 시작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도 크루즈 육성법 시행에 걸림돌이다. 박이락 한국관광공사 크루즈교통팀장은 “지난 6월 메르스로 인해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90% 이상 줄었다”며 “7월 안에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해야 하반기 크루즈 관광산업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S BOX] 1998년 금강산 관광에 크루즈 도입 … 북한도 2011년 첫선



크루즈(Cruise)는 ‘가로지르다’라는 뜻을 지닌 네덜란드어에서 유래했다. 지금은 세계 유명 관광지를 호화 유람선을 이용해 돌아다니는 여행을 뜻한다. 유럽에서는 18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1981년 해외 여행 자유화 조치 이후 유람선이라는 말 대신 크루즈라는 단어가 사용됐다. 처음에는 일본 대리점을 통해 크루즈 관광이 조금씩 소개되다가 90년대 들어와서 국내 여행사가 미국 회사와 직접 계약해 관광객을 모으는 방식으로 확대됐다. 비행기로 미국 서부로 날아간 뒤 크루즈를 타고 태평양 연안 일대를 돌아다니는 식이었다. 당시 미국과 캐나다를 돌아다니는 11박12일 크루즈 상품 가격은 한 해 대학교 등록금 수준인 215만원이었다.



 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에서도 크루즈가 도입됐다. 2만t급 금강호와 봉래호 두 척이 동해항과 북한 장전항을 오갔다. 바닷가로 창이난 객실과 수영장·쇼핑몰을 갖췄다.



 북한은 2011년 나진항을 출발해 금강산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첫 크루즈 여행상품을 내놨다. 북한과 일본을 오가던 9700t급 화물선을 개조한 만경봉호를 이용했다. 하지만 초청됐던 외신 기자들은 “싸구려 요리와 악취 나는 욕실을 경험했다. 평생 한 번이면 족하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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