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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 속초에 텃세가 없는 이유



길이 3520m 미시령 터널을 빠져나가니(인제 방향은 이보다 45m 길다) 오른쪽에서 울산바위가 툭 튀어나온다. 사방으로 벌어진 설악의 가지 하나가 이 능선을 타고 주봉산 청대산을 거쳐 외옹치에서 동해로 뛰어든다.

비행산수(飛行山水) ⑥ 바다에서 본 속초



속초 시가지는 그 옆으로 오목한 청초호를 감싸고 앉아 있다. 해발 1708m 대청봉에서 외옹치 해변까지는 직선거리로 15㎞가 못된다. 산록은 그만큼 급해서 산악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숨 돌릴 틈도 없이 급경사면을 굴러 내린다. 산과 바다가 코앞이지만 속초는 그래서 물이 귀하다.



 산맥을 넘어야 닿을 수 있는 속초는 6·25전쟁을 지나며 준비 없이 몸이 커졌다. 피란민 중에는 특히 함경도와 강원도 북부 출신이 많았다. 남쪽에서 속초는 이들의 고향에 가장 가까운 도시였다. 전쟁은 끝났지만 이들은 돌아가지 못했다. 생존은 절박했고 생계는 절실했다. 남자는 바다로 나가 밥을 벌고 여자는 좌판을 펴고 밥을 팔았다. 다양한 이들이 기대 사는 데는 텃세가 없다. 배터리가 바닥나 휴대전화 내비게이션을 쓸 수 없었다. 약국에서 길을 물으니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절하다.



 이상규(47)씨는 청학동에 있는 카페 보드니아의 주인장이다. 3년 전, 서울에서 대기업을 그만두고 아내와 내려왔다. 여행 다니다가 속초에 반해 불쑥 결행했다. 연고 하나 없는 여기서 가게를 열고 커피를 볶으며 산다. 외지인 가리지 않는 주변 사람들의 덕이 크단다.



 청초호 옆 엑스포타워 전망대에 서면 시가지와 설악, 동해가 눈에 꽉 찬다. 그림은 동명항 뒤 등대 전망대 상공에서 본 풍경이다. 내부 수리 중이라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부탁해 취재했다. 돌아오는 길로 한적한 미시령 옛길을 택했다. 굽이굽이 돌 때마다 왼쪽의 울산바위는 쑥쑥 다가선다. 해발 826m 미시령 정상에서 협곡 사이로 내다보는 동해는 장쾌하다.



 그런데 저 오징어 말이죠. 서해에서 백두대간을 넘어 날아왔다네요. 명태는 구경도 못하겠으니 고래나 잡아야겠다는군요. 얘야, 용기는 좋다만 작살 들고 설치다가 작살나는 수가 있거든.



속초=글·그림 안충기 기자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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