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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브라질과 볼리비아 헷갈린 레이건

왜 지금 지리학인가

하름 데 블레이 지음

유나영 옮김, 사회평론

516쪽, 2만원




사하라 사막은 얼마나 클까.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본토가 다 들어갈 정도로 크다. 이런 지리학적 지식은 어쩌면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다.



하지만 모르면 안 되는 지리학적 지식도 있다. 고(故) 하름 데 블레이(1935~2014)는 이 책에서 지리에 대한 무지가 국가·개인의 안보·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논증한다.



 미국 국민은 세계의 나머지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남쪽에 있는 이웃 나라 이름이 멕시코라고 올바로 적은 대학생이 42%에 불과했다는 믿기지 않는 사례가 이 책에 등장한다.



지리학으로 세계 정치·경제 질서를 분석해 온 하름데 블레이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 [사진 사회평론]
 미국 정책결정자 중에도 ‘지리맹(地理盲)’이 많은 게 문제다. 레이건 대통령은 볼리비아와 브라질을 헷갈렸다. 닉슨 시대 국무부 직원이 모리타니아와 모리셔스를 혼동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 국무부가 이 책을 외교관 필독서로 선정했다. 저자는 미국이 지리학 강국이라면 미국의 베트남전·이라크전 참전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인구증가·기후변화·전쟁·테러·중국·유럽·아프리카에 대해 다룬다. 역사학·경제학·정치학에서도 다루는 주제다. 하지만 지리학이 빠지면 뭔가 허전하다. 사람은 시간(역사학)이나 구조(경제학·정치학)뿐만 아니라 공간(지리학)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지도가 많이 나온다. 제2장 ‘지도는 때때로 당신을 속인다’는 지도를 제대로 보는 법을 가르친다. 반가운 지도가 134쪽에 보인다. ‘세계의 핵심부와 주변부 지도’를 보면 비서구 국가 중에는 한국과 일본만 세계의 핵심부(core)에 진입해 있다. 중국·중남미·러시아는 아직 주변부(periphery) 소속이다.



 미국 TV 토크쇼에 출연한 의회 의원들의 말을 듣다 보면 “민망해서 움찔하게 되곤 한다”고 저자는 말했다. 우리는 어떤 상황인가. ‘우리에게 지리학은 무엇인가’는 한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다. 역사적으로 지리학은 팽창주의·제국주의를 지탱한 학문이다. 우리나라가 제국주의는 아니지만, 사실상 팽창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지리학 서적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 저자는 “보다 잘 준비하는 것은 모든 이의 의무다”라고 말했다. 정치학·경제학만으로는 준비가 부족하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저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는 노스웨스턴대에서 받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에디터, 미시간주립대 석좌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100여 권의 책을 집필했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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