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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 물려받고 선수촌 침대 빌리고 … 1999억원 아꼈다





광주시, 경기장 69곳 중 3곳만 신축
관중석, 고정식 대신 접이식 의자
꽃다발 대신 마스코트 인형 주고
선수대기실도 몽골 텐트로
인천아시안게임 운영비의 절반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은 경기장 건설에만 1조7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대회가 끝난 뒤에 인천시는 적자에 시달려야 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런 인천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대회 개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직위는 시설비와 운영비를 합쳐 1999억원의 예산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광주 U대회가 ‘에코버시아드(Ecoversi ade)’로 주목받고 있다. 에코버시아드는 에코(친환경)와 유니버시아드의 합성어다. 저비용·고효율·친환경을 주요 가치로 삼은 이번 대회는 모토대로 순항 중이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7일 “이번 대회 예산 중 2000억원 가량을 아껴 가장 실용적인 국제대회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광주 U대회는 당초 4683억원이던 시설비를 3338억원으로 낮춰 1345억원을 절감했다. 운영비도 3488억원에서 654억원이 절감된 2834억원에 맞추기로 했다. 운영비는 인천 아시안게임(4823억원)의 59% 수준이다.



 광주 U대회 경기시설은 훈련장 32곳을 포함해 총 69곳이다. 이중 새로 지은 경기장은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과 남부대 국제수영장·광주국제양궁장 뿐이다. 기존 시설 활용률이 95.7%에 달한다. 기존 시설을 국제대회 기준에 맞게 재보수 또는 증축했고, 이웃 지자체 경기장도 폭넓게 활용했다.



 친환경 대회를 치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11일부터 경기를 치를 광주여대 체육관은 에너지 사용량의 최대 26%를 지열과 태양열로 공급할 수 있다. 남부대 국제수영장도 지열시스템을 통한 냉난방으로 녹색건축물 인증을 받았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주경기장은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지은 광주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하고 있다. 진월 국제테니스장은 기존 시설을 증축했다.



 끈질긴 협상 끝에 국제경기 시설의 기준을 완화한 것도 예산 절감에 한 몫 했다. 조직위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20차례 협상을 벌여 경기장 시설 기준을 대폭 낮췄다. 관중석과 기능실 등 주요 운영시설들을 임시 시설물로 대체한 게 특징이다. 배구장과 농구장·태권도장 등은 고정식이 아닌 접이식 의자를 설치했다.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선수대기실과 휴게실, 웜업장은 몽골 텐트를 활용한 뒤 대회 후에는 철거한다. 축구 훈련장은 라이트 시설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 주간에만 훈련을 하도록 조치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에 있는 선수촌은 3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단지를 재건축한 시설이다. 20개동 2185세대 규모의 선수촌은 대회가 끝난 후 시민에게 분양된다.



 영광의 얼굴들이 밟는 시상대도 재활용품을 썼다. 광주 U대회 조직위는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로부터 시상대 153개를 무상으로 인수받았다. 메달받침대 67개와 메달 이동용 가방 25개도 아시안게임에서 썼던 것들이다. 수상자에게는 일회성 꽃다발을 대신해 대회 마스코트인 ‘누리비’ 인형을 준다. 실용성과 소장가치를 감안한 조치다. 송순남 U대회 조직위 시상팀장은 “시상 부문에서 예산 약 8억원을 줄였다. 이번 U대회 때 재활용된 물품들은 오는 10월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 전달돼 다시 한 번 사용된다”고 말했다.



 시민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광주지역 시민단체·기업·행정기관 69곳이 모여 만든 푸른광주21협의회의 유희철 기획부장은 “광주 U대회는 준비 과정부터 최소 비용으로 대회를 치러 시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었다”며 “주어진 예산보다 적은 돈을 들여 친환경적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을 줄이기 위해 시민들이나 선수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건비를 줄이려고 자원봉사자를 많이 모집하다 보니 시민들을 너무 많이 동원했다는 말이 나온다. 일부 선수들은 잠자리에 대한 불만도 호소한다. 선수촌 내 침대의 경우 매트리스를 감싼 비닐을 벗기지 말고 얇은 덮개를 깔고 자도록 했다. 선수촌 내 숙소에는 ‘침대는 렌탈 제품이어서 비닐을 벗기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공지문이 붙어 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광주 U대회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경비 절감 측면에서 좋은 롤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주=최경호·박린·김원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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