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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 대통령, 이희호 여사를 대북 특사로 보내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다음달 5~8일 평양을 찾는다. 이 여사의 방북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2년 반째 남북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성사됐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친서를 보내 이 여사를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여사와 김 위원장의 면담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만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 여사의 방북은 8·15를 열흘 앞두고 이뤄진다. 우리는 분단 70주년인 올 8·15만큼은 북한과 공동으로 기념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준비에 매진해 왔다. 하지만 올 들어 남북 관계는 갈등이 더욱 가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북측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남측의 북한인권사무소 개소·독자적 대북 금융 제재 같은 악재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6·15 선언 15주년 남북 공동행사가 무산됐고 8·15 공동행사도 극도로 불투명해졌다. 동북아 정세도 남북 모두에 우호적이지 않다. 중국의 현상 타파 행보와 미국·일본의 반중(反中) 연합이 충돌하면서 휘발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처럼 성사된 이 여사 방북은 꽉 막힌 남북 관계에 물꼬를 틔우고, 동북아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이 여사는 고령인 데다 과거 정부 때 인물이다. 따라서 그의 방북이 진정한 성과를 내려면 남북 당국의 적극적 노력이 필수다. 우리 정부가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남은 한 달을 잘 활용해 이 여사 방북이 고위급 대화와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흡수통일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이 우리의 확고한 뜻임을 북측에 각인시켜 그들의 불안감을 덜어줘야 한다. 또 북측의 숙원인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제재 해제도 대화에만 응한다면 타결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숙원인 DMZ 평화공원·이산가족 상봉과 김정은의 숙원인 원산·마식령·금강산 특구 개발을 주고받기 식으로 성사시키는 우회적 해법을 제안하는 것도 방법이다.



 북측에 우리의 이런 입장을 분명하게 전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이 여사 손에 김 위원장에게 주는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들려 보내는 게 최선이다. 박 대통령은 2012년과 지난해 두 차례나 이 여사를 만나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 여사가 박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 적격인 이유다.



 반면 이 여사의 김 위원장 면담이 불발되고 박 대통령의 메시지도 전달되지 않으면 이 여사의 방북은 의미를 잃게 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반드시 이 여사를 만날 필요가 있다. 이 여사를 불러놓고 만나지 않아 개인적 차원의 방문에 그치게 한다면 남측의 불신만 가중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 여사를 만나 박 대통령에게 주는 메시지를 전하고, 북측이 억류해 온 우리 국민 4명도 풀어준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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