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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계빚 저금리로 못 풀어 … 변동금리, 고정으로 바꿔야”

“저금리 정책으로는 가계 빚 문제를 풀 수 없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Robert C Merton·71·사진)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한국의 통화정책을 이렇게 진단했다. 머튼 교수는 금융연구원 초청으로 ‘금융시스템의 상호연계 측정과 시스템리스크 관리’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기 위해 7일 한국을 찾았다. 강연에 앞서 머튼 교수와 인터뷰했다.

 초저금리 현상이 이어지면서 한국 가계 빚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가계 빚이 8조5000억원 가량 늘었다. 역대 최대치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768조2000억원)의 절반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다. 머튼 교수는 “가계 홀로 부채 부담을 지고 있다”며 “하루 빨리 빚 폭탄이 터지기 전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가계 부채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까.

 “문제는 부채 부담을 가계가 다 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민이 금리나 낮으니까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면서 자산 대부분이 주택에 묶여 있다. 결국 이자율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정부가 나서서 가계의 빚 부담을 이전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가계빚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 해결책이 있나.

 “구조적인 금융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우선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갑자기 오를 위험 요인을 없애야 한다. 변동대출금리를 고정대출금리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등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늘린 것은 잘한 일이다. 정부는 더 적극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야 한다.”

 - 다른 방법도 있을까.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부담도 서민이 지고 있다. 빚을 내서 주택을 샀는데 가격이 떨어지면 부채 늪에서 벗어나는 건 쉽지 않다. 따라서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과 주택가격을 연동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주택가격이 올라갈 때는 원금을 그대로 갚고, 가격이 하락할 때는 원금도 따라서 낮춰주는 방식이다. 만약 주택 가격이 빠졌을 때 손실분은 은행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건 아니다. 헤지펀드처럼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를 연결하면 된다. 시스템만 잘 짜면 가능한 얘기다.”

 - 왜 금융시스템이 바뀌어야 가계 부채를 해결할 수 있나.

 “정부의 저금리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자산의 위험을 배분하는 문제를 고민했다. 이 와중에 2007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이어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다. 역시나 가계부채 문제와 집값 하락이 맞물려 나타났다. 이때 미국 정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제로’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통화완화 정책을 폈다. 하지만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주택가격은 끝없이 하락했고 서민의 빚 부담은 가중됐다.”

 - 한국의 ‘주택 역(逆)모기지 ’에도 관심이 많다는데.

 “주택을 활용한 효율적인 노후 대책이라고 본다. 퇴직자가 보유한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이 매월 일정액을 연금 형식으로 은퇴자에게 대출해주는 제도다. 따라서 은퇴 후 현금흐름이 끊긴 상황에서 유용하다. 역모기지가 있으면 안정적인 주거지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다른 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또 콜 옵션(call option)을 활용하면 자녀에게 상속도 가능하다. 역모기지에 가입한 부모가 사망했을 때 연금을 받고 남은 가치는 현금으로 받거나 주택으로 다시 사들일 수 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로버트 머튼=1944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1970년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53세였던 1997년 파생금융상품 가치 측정 공식을 개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블랙-숄스 방정식’의 고안자인 마이런 숄스 스탠퍼드대 교수와 공동으로 받았다. 주식 옵션 평가 모델인 ‘블랙-숄스 방정식’을 변형해 만든 파생상품 평가 모델은 이후 파생상품 시장이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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