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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공 상담소]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왜 보는 건가요?

성적 반영 안 되지만 교육정책 수립 위해 필요해요



지난달 23일, 전국의 중3과 고2 학생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렀습니다. 국어·영어·수학 세 과목만 시험을 치르고 성적은 ‘우수-보통-기초-기초미달’로 표시되지요. 절대평가 방식의 전국 단위 시험에 익숙하지 않은 학부모들은 이 시험의 의미와 결과에 대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감이 안 온다”며 난감해합니다. 전문가들에게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의 의미와 활용 방법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Q. 차라리 모의고사에 더 신경 쓰라는데



아들이 고2입니다. 이번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봤다는데, 수학을 10문제도 못 풀고 찍었다고 하더군요. 혹시라도 ‘보통’ 수준에도 못 미치면 어쩌나 걱정을 하자 아이는 “내신에 반영도 안 되니 상관없다”는 태도입니다. 담임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시험 결과에 따라서 학교에서 보충 수업이라도 해주는 거냐”고도 문의했는데 “그 시험은 중요하지 않으니, 모의고사나 중간·기말고사에 더 신경을 쓰라”고 하더군요. 전국적으로 떠들썩하게 치른 시험에 대해 학생도 교사도 무신경하니 이 시험은 대체 왜 치른 건지 궁금합니다. 김모씨(49·고2 아들·서울 금천구)




Q. 강남보다 시골 학교 성적이 좋던걸요



중3 딸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렀습니다. 시험 전부터 “공부를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해도 듣지 않더군요. “성적에 반영 안 되니 마음대로 볼 거다. 친구들도 다 그렇게 본다고 했다”고 하면서요. 지난해 시험 결과를 확인해보니 딸이 다니는 학교는 교육열이 꽤 높은 곳인데도 기초-기초미달 수준이 높더군요. 오히려 몇몇 시골 학교는 기초-기초미달률이 0%였고요. 그런데도 아이가 별 준비 없이 시험을 치른다는 건 학교에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가정에서라도 이 시험으로 아이에게 조언할 방법이 있을까요. 최모씨(42·중3 딸·서울 강남구)






A. 수능 성적과 연관 없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의 목적은 교육정책 수립이나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지표 마련입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때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르는 게 의미가 있느냐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우리나라의 의무교육과정은 중학교까지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도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의 학업성취도를 국가 단위 시험을 통해 측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지요. 그리고 교육청이나 평가원 주최 전국 단위 모의고사를 통해서도 학업 성취도를 확인할 수 있으니 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나 모의고사에 더 신경 쓰라”고 조언할 수 있습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의미 있는 건 고등학교보다 중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은 의무교육이 마치는 시기이니, 이때 지금까지 공부했던 내용을 얼마나 숙지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핀란드나 독일 같은 교육 선진국에서는 의무교육을 마치는 시기에 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합니다. 이런 나라들은 ‘보통’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보충 수업을 철저하게 시킵니다. 의무교육 기간에 가르친 내용을 충분히 숙지했느냐를 평가한 뒤 보충 수업을 통해 ‘기초미달’ 수준을 ‘보통’ 혹은 ‘기초’ 수준으로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성적에 들어가지 않는 시험이라는 이유로 체감하는 중요도나 준비 수준이 낮습니다. 시험에 대한 피로감이 높은 대도시 학생일수록 이 시험 대비를 덜하는 편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보통’ 수준 이하로 나왔다고 해서 실제 성적이 낮다고 판단하기 곤란합니다. 또 ‘우수’를 받은 학생이라고 해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성적’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없습니다. 이건 절대평가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상대평가죠. 입시에서는 절대적 수준에서 ‘우수’하다는 것보다 상위 몇 퍼센트인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 결과를 입시에 연결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개인 성적 관리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시험은 국가 정책과 교육 과정의 방향을 결정하는 기초 자료이며 지표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도움말=곽영주 불암고 교사, 이순철 역삼중 교사, 이범 교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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