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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권에서 최상위권 된 3인의 공부 비결

성적 안 오른다고요? 수학문제 1만 개 풀어보세요



왼쪽부터 중위권에서 상위권으
로 성적을 올려 명문대에 합격
한 서건우·이영주·정대준씨. [일러스트=심수휘]




중3까진 게임중독 빠진 문제아

고1부터 수학에 가장 많은 시간 투자

학습일기·체크리스트로 마음 다져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2010년 방영된 드라마 ‘공부의 신’에 나오는 변호사 강석호(김수로)의 대사다. 드라마는 강석호가 ‘문제아’들을 명문대에 보내려 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드라마에서는 5명 중 3명이 명문대에 합격한다.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학생 3228명의 고교 3년간의 성적을 추적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고1 때 내신 시험 국어·수학·영어 과목에서 3등급을 받았다가 실제 수능에서 1등급을 받은 사람은 각각 4.1%, 10.6%, 5.6%였다. 4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린 사람은 1.5%, 6.8%, 2.9%였다.<3면 참조> 이렇게 성적을 올리려면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중위권 성적에서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3명의 대학생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열망이 먼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1학년 이영주씨(21·서울 우이동), 고려대 생명과학부 3학년 서건우씨(22·서울 목동), 서울교대 2학년 정대준씨(21·서울 대치동). 지금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대학에 재학 중이지만 중·고등학교 때는 문제아에 가까웠다. 이씨는 당구에 빠져 있었고, 서씨와 정씨는 게임중독이었다.



이씨는 하교 후 매일 한 시간씩 당구를 쳤다. 정씨는 하루에 7시간 이상 게임을 했다. 하교 후 학원에 가기 전과 후에 각각 2시간씩 PC방에 갔고, 집에서는 새벽 2~5시 3시간 동안 게임을 했다. 머릿속은 온통 게임 생각뿐이었고, 학교에선 내내 잠만 잤다. 서씨도 매일 3~5시간씩 게임을 했다.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이씨는 중학교 때 반에서 10등 정도 했지만 국어·영어·수학 같은 주요 과목이 아니라 기술가정·미술·음악·체육 덕분에 중위권을 유지했다. 서씨는 중학교에 입학할 때 영어 단어 애플(Apple·사과)조차 쓸 줄 몰랐다. 정씨는 성적이 잘 나올 때는 상위 30~40%였지만, 중학교를 졸업할 때는 상위 50% 수준이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서씨는 일반고 전문계반에 진학했고, 정씨는 고1 첫 내신시험에서 주요과목은 4등급이었다. 이씨는 고1 3월 모의고사에서 언어 5등급, 수학 3등급, 영어 4등급, 사탐·과탐 5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그러다 전환점을 만났다. 이씨에겐 고1 때 받은 입시컨설팅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연세대나 고려대에 합격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던 그에게 컨설턴트는 인하대나 국민대 정도에 합격할 수 있다고 말했고, 순간 이씨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꼈다.



서씨는 일반고 전문계반에 진학해 전교 1등을 한 게 계기가 됐다. 상위 30% 정도 성적이었던 서씨는 상대적으로 공부 못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정씨는 중학교 친구들이 외고나 과학고에 진학하는 걸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 초등학교 때 자신보다 공부 못하던 친구들이 명문고에 들어가는 걸 보고 자존심이 상했던 거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 찾아야



그들은 그 후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 나섰다. 정씨는 중3 겨울방학에 ‘공부를 해보자’고 마음먹은 후 약 3개월 동안 ‘학습법’ 자체를 공부했다. 학습법 관련 책을 읽어보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관련 뉴스를 찾아 읽었다. 선행학습으로 한 문제 더 푸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강남역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출발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 노선을 미리 확인해야 정해진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내게 맞는 공부법을 개발하는 건 길을 헤매지 않고 최단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학습일기를 쓰면서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되돌아보는 거였다. 마지막에는 ‘나는 할 수 있다’ 등 스스로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문장도 써넣었다. 처음에는 쓰기 싫을 때가 많았지만 하루하루 쓰다 보니 자신의 강점과 부족한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 성적이 뜻대로 오르지 않아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 마음을 다잡는 계기도 됐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는 또 셀프 체크리스트도 만들었다. ‘학교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가’ ‘쉬는 시간을 활용해 복습하고 있는가’ ‘공부 환경이 학습하기 적절한가’ 등 25개 질문에 대해 스스로 체크하면서 환경이나 마음을 바꿔나갈 수 있게 노력했다. 또 이런 내용을 학습일기에 적어 자신의 현재 문제점과 성적을 올리기 위해 어떤 게 필요한지 확인했다.



세 사람 모두 절대적인 공부량도 늘렸다.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건 수학 과목이었다. 이씨는 “학교 선생님들이 ‘수학으로 대학 가고, 영어로 먹고산다’는 얘기가 허튼소리가 아니다”며 “이과는 물론 문과에서도 수학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수학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한 일은 딱 두 가지다.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조금 더 고민하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고, 같은 문제를 여러 번 반복해 푼 거다.



이씨는 원래 모르는 문제는 그냥 별다른 고민 없이 넘어간 후 답지를 보면서 풀이법을 익혔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공부하니 이후 비슷한 유형의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왔다. 그 다음부터는 안 풀리는 문제를 적어도 20분 이상 들여다보며 다양한 방식을 적용해봤다. 이씨는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고 넘어가면 머릿속에 남는 게 전혀 없었다”며 “안 풀리는 문제에 대해 고민한 시간이 길면 길수록 이후 비슷한 유형이 나왔을 때 풀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문제 풀이도 여러 번 반복했다. 정씨는 수학익힘책을 5번 푼 후 내신 시험을 봤고, 관련 교재 ‘쎈 수학’도 3~4번씩 풀었다. 이씨는 고2 10월부터 고3 수능 때까지 수능, 모의고사, 사관학교 수학 기출문제를 모아놓은 교재를 구해 수1, 수2,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를 각각 8번씩 풀었다. 틀린 문제는 물론 맞은 문제까지 다시 풀었다. 1년간 거의 1만 개에 가까운 문제를 푼 셈이다. 수능시험 수학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비결도 여기 있다.



이씨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도 교재 한 권을 골라 5번만 반복해 풀면 성적이 안 오를 수 없다”며 “수학 과목을 제대로 해두면 다른 과목을 공부할 시간이 늘어 전체적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공부는 노력한 사람 절대 배신 안 해”

그들이 효과를 본 공부법은 이외에도 많다. 정씨는 내신과 수능 모두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전교 100등에서 전교 1등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기출문제 분석이란다. 지난 시험 문제를 통해 난이도를 분석한 후 출제경향을 파악했다. 지난해 문제가 어떻게 나왔고, 교사가 왜 그 문제를 시험에 출제했는지를 파악해두면 뭐가 중요하고, 어떻게 시험에 대비해야 하는지가 눈에 보였다.



서씨는 “중학교 때 영어학원에서 했던 ‘섀도잉 학습법’이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물론, 수능에서도 큰 힘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영어 듣기평가에서는 틀린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섀도잉 학습법은 귀로 영어 지문을 들으면서 영어 발음이 들리는 대로 입으로 따라 말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지문이 보통 200개 단어로 이뤄져 있다면 196개를 똑같이 따라 할 정도로 듣고 말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1년을 하니 중학교에 입학할 때 ‘사과(Apple)’ ‘소개하다(Introduce)’조차 몰랐던 그가 웬만한 영어 문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또 자신만의 단어암기 노트를 만들었다.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네칸으로 나눈 공책에 정리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칸에 ‘Apple’이라고 쓴 후 두 번째 칸에는 ‘사과’라는 뜻을 적는다. 그리고 첫 번째 칸에 쓴 Apple을 가리고 세 번째 칸에 다시 영어 단어를 써본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와 두 번째 칸을 가린 후 세 번째 칸의 Apple만을 보고 네 번째 칸에 뜻을 쓰는 식이었다. 서씨는 매일 이런 식으로 새로운 단어 40개, 복습단어 200개씩 암기했다. 중학교 입학 당시 영어 성적 최하위에서 수능 영어 성적 2등급으로 뛰어오른 비결이다.



이씨는 흥미를 느낄 수 없던 국어·영어 과목을 매일 조금씩 공부했다. 감각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국어는 30분씩, 영어는 40분씩 공부했다. 국어는 문학·비문학 한 지문을 각각 5분 안에 푼 뒤 10분간 지문 분석을 했다. 자신이 답으로 고른 보기가 왜 답이고, 나머지는 왜 답이 아닌지에 대한 논리를 찾았다. 고2 겨울방학부터 3개월 그렇게 공부하니 고3에 올라가 처음 치른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받았다.



이과였던 이씨는 과학탐구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기출문제·모의고사 등에 나오는 문제의 선택지 중에서 자신이 모르는 내용은 몽땅 정리했다. 책 오른쪽 면에 학교나 학원에서 수업 들은 내용을 정리하고, 왼쪽 면에서는 그와 관련해 시험에서 자주 등장하는 선택지를 적었다. 시험을 치르는 횟수가 늘수록 선택지도 많이 쌓였고, 시험 전에는 정리한 내용만 보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이런 덕분에 이씨는 물리에서는 쭉 1등급을 받았다. 이씨는 “‘고3 때는 공부해도 성적이 안 오른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공부는 절대로 노력한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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