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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반대 박빙 우세 … 그리스 유로존 이탈 가능성 커져

그리스의 구제금융안 찬반 국민투표가 시작된 5일(현지시간)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수도 아테네의 한 초등학교 투표소에서 투표지를 입으로 접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내일 우리는 유럽의 모든 국민을 위한 길을 열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테네 AP=뉴시스]

그리스 운명의 날이다.

 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등 채권단의 긴축안에 대한 그리스의 국민투표가 실시됐다. 985만 명의 유권자들이 자신의 한 표를 행사했다. 반대표가 더 많으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그렉시트)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니 유로존도, 더 나아가 EU의 명운도 걸렸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아크로폴리스 인근 킵셀리 지역의 학교에서 투표를 마쳤다. 치프라스 총리는 “누구도 국민 스스로 운명을 선택한 결정을 무시할 수 없다. 내일 우리는 유럽의 모든 국민을 위한 길을 열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야당인 신민당 당수인 안토니오 사마라스 전 총리는 투표소에서 “그리스를 위해, 유럽을 위해 찬성표를 던지자”고 했다.

 유럽 지도자들의 선거 개입성 발언도 이어졌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반대가 많을 경우) ‘아마겟돈’과 같은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이날 “그리스가 (유로가 아닌) 새로운 화폐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를 마친 유권자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초박빙 승부를 보였다. 이 같은 민심은 투표소에서도 확인됐다. 아테네 중부 스코파 거리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가장 먼저 한 표를 행사한 미켈리스(80)는 “반대를 찍었다. 채권단이 우리를 더욱 진지하게 대할 것이다. 이 투표는 나 자신이 아니라 손주 세대와 그들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히라고 밝힌 주민은 “찬성표가 많을 것”이라며 “다른 구제책이 없지 않으냐”고 했다.

 그리스를 포함해 유럽에선 그리스 선거 결과를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찬성표가 우세한 경우다. 채권자 중 하나인 유럽중앙은행(ECB)이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루카 카첼리 그리스 은행연합회 회장은 앞서 “6일까지는 자금 사정에 문제가 없겠지만 그 이후에는 유럽중앙은행(ECB) 결정에 달렸다. 지금 우리가 가진 유동성 규모는 약 10억 유로”라고 말한 일이 있다. ECB의 개입으로 현금 부족 사태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원성을 샀던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공언대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치프라스 총리의 사퇴 여부는 유동적이다. 찬성표가 압도적이지 않는 한 총리직을 유지한 채 개각을 통해 재출발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표가 많은 경우 ECB가 달리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은 “반대표가 우세하면 6일 열리는 ECB에서 긴급 지원을 결정하지 않을 게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당장 7일부터 은행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렉시트로 향하는 ‘검은 문’이 열리는 셈이다.

 다만 유럽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극단을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해지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6일 그리스와 채권단이 즉각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찬반 결론에 무관하게 그리스는 유로존의 일원”이라고 감쌌다. 그리스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그리스는 유로존의 일원”이라며 “만일 유로존에서 벗어나더라도 잠시일 것”이라고 했다. 그간의 톤을 누그러뜨린 것이라고 유럽 언론들은 분석했다.

아테네=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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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