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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UNDAY] 성격 나쁜 리더십

작고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보면 그의 성격이 아주 고약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자신을 우러러보며 밤낮 없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폭언은 다반사였고, 인권침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적인 정서에선 ‘그렇게 독하게 했으니 그만큼 성공했지’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잡스의 기행(奇行)은 직원들을 다잡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자동차 번호판을 뗀 채 운전을 하는가 하면, 일부러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한 적도 많았다. 자신은 그런 ‘특권’을 가질 만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잡스뿐 아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직원들에게 했다는 말은 참으로 가관이다. “너는 게으른 거니, 무능한 거니? 넌 왜 내 인생을 낭비하니? 미안, 내가 오늘 바보 예방약을 먹었던가….”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그를 위해 12년 간 일한 여비서가 월급을 올려달라고 하자 일단 휴가를 갔다 오라고 한 뒤 다시는 말을 섞지 않았다고 한다.

『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의 저자 토니 슈워츠는 이 위대한 사업가들의 나쁜 성격이 우월감 아닌 불안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남을 의도적으로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마음 한 곳에 내포돼 있는 두려움이 즉흥적으로, 조건반사적으로 터져나온다는 얘기다. 이들은 남을 장악하길 원하는데, 사람들이 자기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가차없이 역정의 폭탄을 내질렀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은 그런 성격에도 불구하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과를 올렸다. 누구도 아이폰을 사거나 아마존에서 상품을 주문할 때 스티브 잡스나 제프 베조스의 남다른 성격을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마음 놓고 직원들을 마구 다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이 개인적인 컴플렉스에서 벗어나 좀더 객관적으로 직원들을 대했다면 생산성이 더 높아졌을 것이고, 조직 전체적으로는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아무리 성공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언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마침 미국의 인기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이 토론방 사회자를 홀대했다가 그가 회사를 나가버려 사이트 운영이 불가능해졌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다. 회사 측은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이용자들이 그 사과문을 삭제해 버렸고 오히려 임원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일을 할 때 사사로운 감정을 깔면 안된다는 얘기는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히듯 들었을 것이다. 잡스나 베조스 등의 사례에서 보면 큰 성과를 올린 경우 다소 사감이 들어간 언행을 해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성과도 못 내면서 ‘난 네가 마음에 안 들어’ 하며 특정인을 깔아뭉개는 경우다. 그러다간 무슨 부메랑이 어떻게 돌아올지 모른다. 기업 얘기만이 아니다.


박성우 경제부문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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