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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家 vs 부시家 … 가문의 돈·조직으로 세기의 대결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정치 명문가 출신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격돌이 예상된다. 사진은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왼쪽부터)이 2004년 제2차 세계대전 기념관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는 모습. [중앙포토]
‘부부 대통령’의 탄생이냐, 아니면 ‘3부자 대통령’이 나올 것인가. 내년 말에 실시되는 미국 대선의 최대 화두다.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과 젭 부시(62)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4년 만에 클린턴 가문과 부시 가문의 대결이 성사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42대)의 부인이고, 부시 전 주지사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41대)의 차남이자 조지 W 부시(43대) 전 대통령의 동생이다. 클린턴 가문이 신흥 정치 명문가(political dynasty)라고 한다면 부시 가문은 이미 2대에 걸쳐 대통령을 배출한 저력 있는 명문가다. 민주당 대권 주자인 클린턴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부시는 공화당의 20명에 육박하는 후보군 가운데 한 명에 불과하지만 아버지와 형이 대통령을 지낸 집안 출신이어서 정치적 무게감이 작지 않다. 재대결을 앞둔 클린턴과 부시 가문 외에도 대표적인 정치 명문가를 미국인들에게 묻는다면 누구나 케네디 가문을 떠올릴 것이다.

2016 미국 대선 예상 시나리오

부시家, 석유로 돈 벌어 정계 진출해 성공
케네디 가문은 대통령 1명(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상원의원 3명, 하원의원 4명, 장관 1명을 배출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2009년 『미국의 정치 명문가』(스티븐 헤스 저)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 따르면 케네디 가문은 미국의 10대 정치 명문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영국 대사를 지낸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 조셉 케네디(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는 막강한 재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아들들을 대통령과 상원의원 등으로 키워냈다. 케네디가는 1848년 가뭄으로 인한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민 1세대는 패트릭 케네디(케네디 대통령의 할아버지)다. 미국으로 건너온 패트릭은 청과물상 등을 하면서 막대한 재산을 모았다. 이후 아들 조셉을 하버드대에 보냈다. 조셉 케네디는 졸업 후 정치인인 보스턴 시장의 딸과 결혼한다. 그는 은행가와 사업가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든다. 조셉 케네디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선거를 도운 덕에 주영국 대사에 임명됐다. 이때부터 케네디 가문은 정치 명가의 틀을 서서히 갖추기 시작한다. 조셉 케네디는 아들을 미국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장남 조셉 2세가 사망하자 그는 차남인 존 F 케네디를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려 한다. 존은 아버지의 희망대로 43세에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루스벨트 가문도 미국에서 손꼽히는 정치 명문이다. 대통령 2명(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과 32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과 부통령 1명, 주지사 2명을 배출했다.

 부시 집안은 텍사스에서 석유개발 사업으로 막대한 부(富)를 쌓은 후 정치 명가를 이뤘다. 부시 가문에서 정치적 선구자는 프레스컷 부시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다. 프레스컷 부시는 공화당 소속으로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다. 아들 조지 H W 부시는 1948년 예일대를 졸업한 후 텍사스로 이주했다. 이때 석유 개발로 엄청난 돈을 번 후 아버지를 따라 정계에 입문해 결국 대통령까지 지냈다.

가문의 후원 세력 대결도 볼거리
이처럼 미국 정치에서 대를 이어 명문가라는 전통이 이어질 수 있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우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미국 선거에서 정치 명문가 출신의 후보들은 그 명성에 힘입어 쉽게 자금을 모을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경우 올 2분기 모금한 선거자금이 4500만 달러(약 504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고치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기부금의 상당 부분이 클린턴 부부가 운영하는 ‘클린턴 재단’을 통해 들어왔다.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치 자금줄이 힐러리 후보에게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이유는 인적 자원과 조직의 전수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딕 체니 전 부통령이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 국방장관을 지냈던 그는 아들 부시 대통령 때는 부통령에 올라 대를 이어 부시 가문을 도왔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도 아버지 부시 재임 때 국가안보 특별보좌관을 맡았다. 아들 부시 때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냈다. 현재 힐러리 진영의 참모들 중에는 남편과 함께 일했던 인물들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클린턴 부부의 외동딸 첼시의 정계 진출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클린턴 재단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첼시가 정치에 뛰어드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시각이다. 이처럼 정치 자금과 인적 자원의 전수는 정치 명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반 미국인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의외로 적다. 선거 때 상·하원 의원 선거 입후보자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무명의 정치 신인이 자신을 알리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서 정치 가문이 형성되는 이유 중 하나는 선대 정치인들의 인지도에 힘입어 선거에서 유리한 입장에서 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편 클린턴, 형 부시 그림자는 부담
하지만 가문의 후광이 달갑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정치 명문가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같은 집안의 정치 선배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2016년 대선에 나선 클린턴과 부시도 가문의 후광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눈치다. AP통신은 그 이유를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과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 등으로 인해 일반 유권자들이 두 가문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가 호의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해두 후보는 독자적 이미지 구축에 적극적이다. 클린턴이 내세운 선거 로고는 가문의 성(姓)을 뺀 ‘미국을 위한 힐러리(Hillary for America)’다. 성 대신 자신의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부정적 이미지를 탈색시키겠다는 의도다. 부시도 가문의 이름을 쓰지 않고 ‘젭! 2016(Jeb! 2016)’이라는 선거 로고를 내세우고 있다. 자신의 역량으로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15일 부시가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출정식에 아버지와 형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 교수는 “정치 명가 출신 정치인의 경우 가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득실을 철저히 따져 선거에 활용한다. 이는 승리를 위한 기본 전략”이라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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