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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고수에게 듣는다] 부러워하지 않을 용기

요즘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철학적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이 책이 인기를 끈 데는 체면을 중시 여기는 한국인들에게 더 이상 남이 원하는 대로 살지 말라는 도발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미움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후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주식투자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또 하나의 용기가 불현듯 떠올랐다. 그것은 ‘부러워하지 않을 용기’다. 대부분의 사람은 주식시장이 침체기일 때 “주식투자에 손 대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가” 라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심지어는 주식 대신 예금만 하는 자신은 남들보다 성실하며 투기꾼과는 달리 돈에 대해 초연한 사람이라 자랑하기까지 한다.

대박 신화엔 두 가지 함정 있어
하지만 주식시장이 뜨거워지면, 더 나아가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하나 둘 나타나면 생각이 변하기 시작한다. “내가 너무 고지식한가. 다들 쉽게 돈을 버는데 나만 소외되는 건 아닌가. 저 친구는 나보다 수완이 없는데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내가 못할 게 뭐가 있어” 하고 말이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부러움의 발로다.

연일 신문 지상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등장하는 코스닥 주식과 일 년 사이 몇 배 올랐다고 알려진 바이오 주식들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자극한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코스닥과 바이오에 투자해 대박을 쳐 인생이 바뀌었다는 사람들에 관한 몇몇 일화가 사람들의 배를 아프게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엔 두 가지 함정이 있다.

강일구 일러스트
첫째, 부러움은 인생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하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주식투자에선 조급증을 내게 해 무리수를 두게끔 하는 독약과 같은 존재다. 주가의 등락에 안절부절못하며 잦은 매매를 해서는 주식투자에서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다.

둘째, 시장에서 인기가 뜨거워 급등한 주식들은 거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바이오 주식들은 99년 기술주 버블 시대를 연상시킬 만큼 터무니없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품은 작은 악재에도 쉽게 사그라진다는 진리를 되새겨야 한다.

그렇다고 주식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금리 1% 시대에 예금만으로 자산을 증식시킬 순 없다. 주식투자를 하되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합리적인 목표수익률을 설정하고 우량한 종목을 적정가격에 사서 인내심 있게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내가 연간 7%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면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이 얼마나 오르는지는 상관이 없다. 내가 투자한 기업이 목표를 달성할지 여부가 더 중요한 문제다.

합리적 목표 정한 뒤 초연해져야
워런 버핏의 지인들은 버핏이 가진 가장 큰 능력으로 남이 돈 버는 상황에서도 놀랍도록 초연하다는 사실을 꼽는다. 버핏은 90년대 후반 기술주 버블 시절 고평가된 IT 종목들에 단 한 주도 투자하지 않아 고지식하다고 조롱당했다. 하지만 그는 이 능력 덕분에 이후 나타난 거품 붕괴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만약 버핏이 PER이 100배가 넘는 몇몇 한국의 바이오 주식들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도 “그건 제가 잘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바이오가 유망할지는 몰라도 예측이 쉬운 사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시장의 열기에는 신경을 끄고 좋은 주식을 싸게 사는 일에 집중하십시오”라고 조언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그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는 주식시장이 폭락하거나 해당 기업의 인기가 떨어졌을 때 과감하게 매수한 종목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심지어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미국의 바이오 주식조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앞서 소개한 책 ‘미움받을 용기’의 부제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이다. 어디 인생에만 해당되는 얘기겠는가. 자유롭고 행복한 투자를 위해서도 부러워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 부러워하고 배 아파하면 결국 나만 손해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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