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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나이 50, 뼈 건강도 꼭 챙겨야 할 나이

Shutter stock
사과 박스를 옮기다 갑자기 허리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은 김영진(남·60)씨는 엑스레이 촬영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큰 충격도 없었는데 허리· 등의 1번·12번 척추 앞부분(전주)이 부러진 압박골절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골절 원인을 골다공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뼈의 강도를 나타내는 골밀도가 건강한 사람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남성에게 조용히 찾아오는 병

 남성도 나이가 들면 뼈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다. 50세 이상 남성 10명 중 1명은 뼈 강도가 약해 가벼운 충격에도 잘 부러지는 골다공증 환자다. 50세 이상 남성 두 명 중 한 명은 뼈에 함유된 칼슘·미네랄 등이 정상 이하로 떨어진 골감소증(골다공증 전 단계)을 앓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환자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골다공증을 여성 질환으로만 오해하기 때문이다. 대한내분비대사학회에 따르면 남성 골다공증 환자 중 질병을 인지하고 치료를 받는 사람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센터 김덕윤 교수(대사성골질환연구회장)는 “남성은 여성보다 골다공증 발병률이 낮지만 예후는 더 좋지 않아 골다공증 고위험군에 들면 방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립선암 치료제엔 골밀도 약화 성분
남성 골다공증 원인은 여성과 차이가 있다. 여성은 폐경기(50세 전후)를 기점으로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골다공증 발병률이 높아진다. 뼈를 만드는 조골(造骨)세포와 뼈를 파괴하는 파골(破骨)세포 활동을 균형 있게 조정하는 성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골밀도가 약해진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김경민 교수는 “남성 골다공증은 뼈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다양한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뼈가 서서히 약해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전립선암을 경험한 사람은 골다공증 고위험군이다. 치료 과정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확 떨어뜨린다. 테스토스테론은 뼈를 굵고 튼튼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남성은 중년 이후부터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떨어지고, 50세 이후부터는 골밀도가 연 평균 1%씩 감소한다. 노화로 인한 테스토스테론 분비 저하만으론 골다공증 위험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급격하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하면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김경민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은 암세포를 자극해 재발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전립선암 환자에게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치료(안드로겐 박탈요법)를 한다”며 “이때 골밀도는 최대 열배의 속도로 빠르게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천식, 만성폐쇄성 폐질환, 염증성 장질환, 류머티스성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 때문에 스테로이드 치료를 3개월 이상 사용하는 것도 골다공증 위험을 높인다. 남성호르몬 감소뿐만 아니라 조골세포를 억제하고 파골세포를 활성화하는 게 원인이다. 김경민 교수는 “질병 치료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해야 할 경우엔 골다공증 예방 치료도 병행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성 골절이 있는 가족력도 위험 요소다. 하루에 술을 석 잔 이상 마시는 것 역시 뼈 건강을 악화한다. 알코올이 신체에서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고 조골세포 활동에 악영향을 미친다.

 경희대병원 김덕윤 교수는 “남성 골다공증 환자는 방치되다 보니 고령에서 골절이 잘 발생한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환자는 주로 손목·척추·대퇴(넓적다리)가 잘 부러진다. 그 중 대퇴 골절은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남성은 70세 이후 대퇴 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 사망률이 54%로 여성(34%)에 비해 1.5배 가까이 높다. 김덕윤 교수는 “치료 과정 중 기저 질환이 악화하거나 폐렴·색전증 같은 합병증이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다공증으로 한번 골절이 되면 다른 부위에서 또 다른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경민 교수는 “다행히 이때라도 골다공증 치료를 받으면 재골절 위험은 60~70%까지 줄어든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치료는 일반적으로 파골세포 활성화를 억제하는 약을 사용한다. 2~5년 정도 치료한 후 반응을 관찰해 다음 치료 과정을 결정한다.

칼슘 보조제나 멸치·우유 섭취해야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각하기 어렵다. 김경민 교수는 “남성들은 골다공증에 무신경해 골절이 생기고 나서야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뼈는 한번 망가지면 이전처럼 건강하게 돌릴 수 없으므로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성은 골다공증 위험인자가 있으면 50세 이후에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을 권한다. 위험요소가 없는 사람은 70세 이후부터 골밀도 검사를 받으면 된다. 골밀도 검사에서 골감소증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가족력·음주·스테로이드·전립선암 등 골다공증 위험 요인이 있으면 보다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덕윤 교수는 “골다공증도 만성질환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성호르몬을 보충하는 요법으로 골다공증을 예방하지는 않는다. 대신 인체에 충분히 공급해줘야 하는 주요 영양소는 칼슘과 비타민D다. 김덕윤 교수는 “혈중 칼슘이 부족해지면 뼈의 칼슘을 끌어다 쓰는데 비타민D는 칼슘이 체내에 효과적으로 흡수되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칼슘은 멸치·우유·뱅어포 같은 식품이나 영양제로 보충한다. 또 햇볕을 쪼이는 시간을 늘려 비타민D가 체내에 합성되도록 돕는다. 김경민 교수는 “나이가 들면 비타민D와 칼슘이 합성·흡수되는 효율이 떨어지므로 식품을 통해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보조제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50대 이상 남성이 하루에 섭취해야 할 칼슘은 700㎎, 비타민D는 10㎍(1마이크로그램=1000분의 1㎎)이다.

 전문가들은 운동이 뼈에 자극을 줘 골질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루 30분가량 약간 숨이 찰 정도로 걷거나 운동을 한다. 최근에는 골다공증 예방·관리법으로 근력 강화를 권한다.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보다 근육이 줄어들고, 여러 약을 복용하면서 순간 어지러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 환자가 넘어지면 골절 위험이 높다. 김덕윤 교수는 “근육이 있으면 쿠션역할을 해 골절 위험을 낮추고, 몸의 균형이 좋아져 넘어질 위험도 낮아진다”며 “평소에 체중부하가 실리는 근육운동으로 근력을 키워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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