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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기 기자의 B사이드] 북한의 록밴드는 어떤 모습일까

모란봉 악단 [유튜브 캡처]




유튜브의 한 동영상이다. 한 '걸그룹'이 무대에 오른다. 몸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반짝이 원피스를 입었다. 가슴 자락은 깊게 패였고, 치마 끝은 무릎 한참 위에 있다. 노래와 연주 실력이 수준급이다. 기타 속주 하는 모양새가 웬만한 기타리스트 못지않다. '북한의 걸그룹' 모란봉 악단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인 2012년 첫 공연을 했다. 연합뉴스는 지난 5월 북한 노동신문이 '모란봉 악단의 노래가 식량보다 중요하다' 치켜세웠다고 보도했다. KBS는 탈북자 인터뷰에서 "(모란봉 악단이) 치마를 짧게 입었는데 (북한 여성들이) 그걸 따라 하기 좋아합니다. 그 악단 공연이 나온 다음부터는 (치마가) 무릎 위에까지 살짝 올라가도 그렇게까지 단속 대상이 되질 않습니다"라는 북한의 변화를 소개했다.



북한에도 록 밴드가 있을까. 아직은 없는 듯하다. 북한 대중음악의 주요 기능은 체제 선전이다. 모란봉 악단이 영화 '록키' 배경 음악을 연주한 적이 있었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했다. 이들이 주로 연주하는 건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을 찬양하는 곡이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시대엔 '왕재산 경음악단' '보천보 전자악단'이 비슷한 기능을 했다.



2012년 소설 『광명성 블루스 밴드』는 가상의 북한 록 밴드를 그린 작품이다. 작가 고일환은 김정일이 핑크 플로이드 팬이라는 브루스 커밍스의 책을 읽은 후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 속 김정일은 프랑스 68혁명(학생들이 주축이 된 사회변혁운동) 현장에서 시위 학생들이 숭배하는 비틀즈·핑크플로이드의 레코드를 듣고 충격을 받는다. 북한 사상을 록 음악에 담아 서구 사회에 퍼트리기로 결심한다. 소설은 '기타의 신' 지미 헨드릭스 사망(1970년)이 그를 납치하려던 북한 당국의 실수라는 등 허구와 사실을 결합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실제로 김정일은 78년 한국의 영화 감독 신상옥과 배우 최은희를 납치해 영화를 만들게 했다. 소설에서 김정일은 옛 동독 유학 시절 록 음악에 빠져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은 김일훈, 북송선을 타고 온 재일교포 최도남 등으로 광명성 악단을 조직해 앨범 녹음을 지시한다.



영국 모던록 밴드 '블러'는 올해 새 앨범 '더 매직 윕'(The Magic Whip)에서 '평양'을 노래한다. '묘는 허물어지고 완벽한 도로는 당신 없인 텅 비어 보일 것이다.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들을 휩싼 분홍빛 조명은 사라져간다...(중략) 은빛 로켓들이 오고 평양의 벚나무들, 난 떠날 거다.' 보컬 데이먼 알반은 "평양이란 곡에 내가 그곳에서 하루 반나절을 보내는 동안 느꼈던 경험을 담았다"며 "마지막 날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내 딸에게 보내는 엽서 같은 거"라고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통일이 되고 나면 모란봉 악단과 소녀시대가 음원 차트에서 순위를 다투는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가수 이승철은 모란봉 악단의 지휘가 꿈이라고 했는데 그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 블러의 노래 '평양'을 들으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김중기 기자의 B사이드'는 팬의 입장에서 쓴 대중음악 이야기입니다.





강남통신 김중기 기자 haaha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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