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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해파리 퇴치 현장


2일 경남 고성군의 자란만 연안에서 해파리 제거작업을 하던 어민들이 그물에 가득 걸린 약 1t가량의 해파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1일 오후 경남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10여 분 달리자 나타난 자란만. 사방이 섬으로 둘러 싸인 거나 다름없어 파도 하나 없이 잠잠하다. 하얀 부이가 떠있는 굴 양식장이 곳곳에 보인다.

굴 양식장이 없는 곳을 중심으로 어선 2척이 쌍을 이뤄 그물을 끌고 있다. 그 중 어민 3명이 작업하던 한 배에 올랐다. 그물을 조금 끌어올리자 파란 그물에 마치 한천이나 얼음처럼 투명한 뭔가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어민들이 보름달물해파리라고 했다. 만져보니 물렁물렁했다. 바다 속 그물에도 해파리가 가득했다.

어민 이영일(50)씨는 “배를 천천히 끌어 해파리를 모은 뒤 배 속도를 빨리하면 해파리가 철망에 잘려나가 죽는다”고 설명했다. 그물을 들어올리는 순간에도 해파리들은 계속해서 바다 속으로 잘려나갔다. 그물을 끝까지 들어올리자 해파리를 자르는 역할을 하는 가로 세로 2m정도 크기의 철망이 나왔다. 어민 김동은(45)씨는 “해파리가 너무 많아 작업을 해도 해도 끝이 없다”며 “이게 다 물고기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했다.

어민에게 피해를 주는 보름달물해파리 퇴치 현장의 모습이다. 보름달물해파리는 우리나라 연안에 자생하는 15㎝ 내외의 비교적 작고 독성이 약하다. 봄과 여름 사이에 대량 발생한다.

올해는 조기 출현하면서 지난해보다 꼭 두 달 빠른 지난달 19일 경남 전 해역에 해파리 주의보가 발령됐다. 반폐쇄성인 자란만은 해파리가 한번 들어가면 다른 바다로 잘 빠져나가지 못해 여느 해역보다 해파리가 많은 곳이다.

보통 7~8월에 제거작업을 하는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고성군이 지난달 11일부터 작업에 나선 이유다. 희망한 어민의 배 30여척을 교대로 하루 6~12척씩 제거작업에 투입하고 있다. 어선 두 척이 짝을 이뤄 그물을 끄는 쌍끌이로 해파리를 모았다가 어선 속도를 빨리 해 철망에 잘려 죽게 하는 방법을 쓴다. 이날 투입된 어선은 3팀 6척. 6척은 이날 1척당 4t씩 24t 정도를 제거했다.

고성군은 어선을 동원한 어민에게 어선크기에 따라 하루 8시간 기준 1척당 42만~56만원씩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조업을 포기하고 해파리 제거에 나선 대가다. 고성군은 이를 위해 국비 7000만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번 주말까지 작업을 하면 국비 예산은 바닥이 난다. 노석철 고성군(44) 해양보전담당은 “현재 경남도를 통해 국비 추가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예산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작업을 중단해야 할 형편”이라고 전했다.

해파리는 어민에게 피해를 준다. 대량 번식하면 멸치 등을 잡는 정치망의 그물 입구를 막아버리고, 감성돔·전어 등을 잡는 자망을 찢어지게 한다. 물고기에게는 상처를 입혀 신선도를 떨어뜨린다. 물고기 반 해파리 반일 때는 어민들은 물고기를 골라내느라 애를 먹어야 한다. 어민 황기종(62)씨는 “보름달물해파리가 지금은 주먹만 하지만 8월 말까지 성장하고, 방치하면 1년 뒤 기하급수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난다”며 “어민들이 보상금 없이 일주일 간 자발적으로 제거작업을 벌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해파리는 해수욕장 등에서 사람들을 쏘기도 한다. 2012년 8월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선 노무라입깃해파리에 쏘인 8세 여자 어린이가 숨지기도 했다. 자치단체들이 해수욕장에 감시선을 띄우거나 그물 등을 쳐서 해파리가 해수욕장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막는 이유다.

해파리 주의보가 두 달 빨리 발령난 데 대해 국립수산과학원 한창훈(43)연구사는 “올해는 해파리가 조기 출현하고 어민 피해를 사전예방하는 차원에서 주의보를 조기발령했다”고 말했다. 해파리 주의보는 지난해 8월19일, 2013년 8월 26일 각각 발령됐다.

수과원이 주의보 발령 전에 거제와 창원 인근 해역 4곳을 조사한 결과 출현밀도는 평균 3~8개체/100㎡였다. 주의보가 발령기준인 5개체/100㎡을 넘는 곳이 많았던 것이다. 전국적으론 독성이 강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포항 영일만 등 경북 연근해 3곳에서, 보름달 물해파리는 경남 연근해 등 77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출현빈도가 갈수록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고성=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사진=2일 경남 고성군의 자란만 연안에서 해파리 제거작업을 하던 어민들이 그물에 가득 걸린 약 1t가량의 해파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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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