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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묵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삼성 이재용, 선비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최정묵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씨가 삼성그룹을 승계 받으면 어떨지'에 대해 물었다.

'삼성을 잘 이끌 것'이라는 응답(34%)이 '삼성을 잘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31%)보다 오차범위 안에서 높았다. '잘 모르겠다'는 판단유보응답(36%)도 높게 나타났다. 이재용 리더십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비등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잘 이끌 것'이라고 응답한 주요계층은 50대, 60세 이상, 계층의식이 높을수록, 자영업, 주부다.

50대와 60세 이상은 한국사회 주류이거나 주류였다. 계층의식이 높은 그룹일수록 기업이 잘되면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것이고, 경제가 살아나서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낙수효과론에 가까운 믿음을 보이는 계층이다. 자영업과 주부는 규모의 경제 즉, 경제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만큼 경기도 잘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 계층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잘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한 주요계층은 20대, 30대, 40대, 화이트컬러, 블루컬러다. 이들은 사회경제적으로 아직 비주류이며 낙수효과나 규모의 경제가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하는 계층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 기대계층은 7~80년대와 같은 고도성장을 위해 '상인의 현실감각'을, 리더십 비非기대 계층은 한국경제시스템의 혁신을 위해 '선비의 문제의식'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이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경영능력이 있어 단연한 일'이라는 응답(29%)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부자지간의 승계는 안 된다'(22%), '능력을 검증받지 못해 안 된다'(21%), '회장의 아들이므로 당연한 일'(16%)로 나타났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승계는 찬성여론(45%)이 반대여론(42%)보다 오차범위 안에서 높았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경영의 리더십으로 선비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 필요하다면, 승계의 정당성은 법과 시장의 동의뿐 아니라 사회적 동의를 요구받고 있다.

법, 시장, 사회적 동의는 개별적이면서 상호연관성을 갖는다. 예컨대 법원의 결정이 법의 동의라면, 앞으로 남아 있는 국민연금의 결정은 시장과 사회적 동의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할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연금은 투자의 효율성과 공공성 모두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어제 법원은 삼성 총수일가를 위한 합병이라는 엘리엇의 주장을 일축하는 판시를 내렸지만,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국민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지, 승계의 정당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삼성합병 과정을 지켜보며 궁금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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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