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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Who & Why] ‘금성 재인’과 ‘화성 종걸’ 화해의 러브샷까지 했지만 둘의 대화는 오늘도 겉도네


① “절대로 헤어져선 안 된다”는 한계선을 정해 놓고 싸우는 청춘 남녀의 ‘밀당’(밀고 당기기).

 ② 서로 다른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금성 재인과 화성 종걸’….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을 계기로 사이가 틀어진 새정치민주연합 ‘투 톱’의 모습을 빗대 당 안팎에서 도는 우스갯소리들이다.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금 ‘전쟁’ 중이다. 그런데 수위가 애매하다. 화끈하게 맞붙어 싸우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티격태격하는 수준은 넘는다. 원내대표가 당 회의에 불참하는, 어찌 보면 심각한 싸움이다.

 지난달 30일 원혜영 의원의 경기도 부천 자택에선 그 애매한 싸움이 끝날 법한 실마리가 마련됐다.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공수한 민어·병어·홍어·낙지가 차려진 당내 ‘여름 보양 모임’ 술자리에서 두 사람은 50여 명의 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러브샷을 했다.

 “‘문’하면 ‘재인’해주시라”(이), “‘이’하면 ‘종걸’해주시라”(문)며 건배사까지 주거니 받거니 했다. ‘화해의 러브샷’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1일 문 대표 주재 최고위원회의에 또 불참했다. 그에게 ‘러브샷은 러브샷, 당무 거부는 당무 거부’였다. 자신이 반대했던 ‘최재성 총장’ 카드가 문 대표에 의해 강행된 지난달 23일 이후 그는 일주일 넘도록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고 있다. 그는 1일 광주의 특강 일정을 잡아 서울을 비웠다. 기자들과 만난 문 대표는 “거의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더 뜸이 필요한 모양”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밀당’의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26~28일 국회에서 벌어졌다. 당시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반발해 국회 본청에 베이스캠프를 차려놓고 매일 ‘24시간 농성’을 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와 화해를 시도하기 위해 문 대표가 26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농성장 부근을 기웃댔다. 첫날은 방 앞까지 왔다 되돌아갔고, 기자들 대부분이 쉬는 27일 토요일엔 농성장에 들어가 이 원내대표와 단둘이 만났다고 한다. 문 대표는 “돌아와 달라”고, 이 원내대표는 “ 때가 아니다”고 말해 대화는 겉돌았다. 상대방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사흘째인 28일 문 대표는 “또 찾아가겠다”고 했지만 이번엔 이 원내대표가 “오늘은 아니다”고 고개를 저었다.

 두 사람 사이에 지루한 ‘밀당’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선 먼저 이 원내대표가 처해 있는 이중적 지위를 거론하는 이들이 많다. 문 대표와 호흡을 맞춰 당을 이끌어야 하는 원내대표로서는 문 대표와 화해해야 하지만, 당내 ‘비노(비노무현)계’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비주류 대표’로서의 입장은 다르다. 문 대표로부터 ‘사과 한마디’ 끌어내지 못하고 당무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다. 이 원내대표가 화끈하게 ‘회군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건 그 때문이다.

 반대로 두 사람 간 대화가 제자리를 맴도는 이유를 문 대표에게서 찾는 이들도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내성적인 성격 탓인지 확실한 정답을 제시하지 않으며, 상대방의 의사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는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비노 측에선 “문 대표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어렵다”는 불만을 끊임없이 토로해왔다. 지난달 문 대표로부터 “당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안철수 의원 측에선 면담 뒤 “문 대표는 조국 교수에게 위원장을 맡기고 싶어 하더라”고 전혀 다른 뉘앙스의 이야기가 나왔다. 최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도 이 원내대표는 “다른 의원을 설득해오면 (최재성) 총장 선임을 재고하겠다고 해놓고 문 대표가 말을 뒤집었다”는 불만을 터뜨렸다. 이 원내대표는 주변에 “나도 언어 구사가 불명확하지만 문 대표도 마찬가지라 당황스러운 경우가 꽤 있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문 대표의 소통법 때문이든 이 원내대표의 입장 때문이든, 두 사람의 ‘밀당’에도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두 사람이 2일 따로 만나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 후유증 극복과 이 원내대표의 당무 복귀를 놓고 담판 회동을 하기로 해서다. 대표의 유감 표명 등 ‘화성 종걸’이 기대하는 대답을 ‘금성 재인’이 해줄 수 있을지에 2일 회동의 성패가 걸려 있다.

서승욱·정종문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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