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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발레단에 첫 흑인 여성 수석 무용수

고전발레에서 인종차별의 장벽이 깨졌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에서 흑인 여성으로는 첫 수석에 오른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미스티 코프랜드 공식 홈페이지]

미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75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 수석 무용수가 탄생했다. AB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흑인인 미스티 코프랜드(32)를 수석무용수로 승급한다고 발표했다.

 ABT의 흑인 수석무용수 기용은 발레계에서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백인 무용수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고전발레에서 인종차별의 견고한 장벽 하나가 깨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미국 내 인종갈등이 최고조로 높아진 상황이어서 뉴스의 울림은 더 컸다. USA투데이는 “코프랜드가 발레의 역사를 썼다”고 표현했다.

 코프랜드 자신도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많은 유색 무용수들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무용을 그만둔다”며 “나 자신도 흑인 여성 무용수에게 이런 기회가 있을 줄 몰랐기 때문에 회의를 느끼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자서전에 “다른 흑인 여성이 엘리트 발레단에서 내가 오른 위치까지 오르는데 또 다른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 두렵다”고 적기도 했다.

 13세에 발레를 시작해 2000년 ABT에 입단한 코프랜드는 풍부한 표현력과 화려한 연기로 명성을 쌓으면서 발레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로 성장했다. 2015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 뽑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50만여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소셜미디어 공간의 스타이기도 하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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