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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격려위해 ‘생체공학 올림픽’ 만들었죠

낙마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영국인 클레어 로마스(35·여)는 3년 전 런던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생체공학(bionics) 로봇수트’를 입고서다. 그는 하루 1.6~4㎞씩 총 16일을 걸어 대회 당일 결승점 테이프를 끊었다. 감동적인 ‘인간승리 드라마’였지만 완주 메달은 받지 못했다. ‘당일 완주’만 인정하는 대회 규정 때문이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의 로버트 리너(46·사진) 교수는 이 여성 같은 이들을 위해 세계 최초의 ‘생체공학 올림픽’을 만들었다. 내년 10월 취리히에서 처음 열리는 ‘사이배슬론(Cybathlon)’이란 대회다. 참가자들은 생체공학 장비를 착용하고 빨리 달리기, 장애물 경보 등 총 6종목에서 승부를 겨룬다. 로봇 팔로 아침식사 식탁을 차리거나, 뇌파로 컴퓨터 게임 속 아바타를 경주시키는 종목도 있다. 우승한 장애인과 장비 개발팀에게는 각각 메달을 준다. 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바이오닉스 2015’ 포럼(대회장 이상희 전 과학기술처 장관)에 참석한 리너 교수를 만났다.

 -대회 목표는.

 “장애인들이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스포츠가 아니라 생존이 목표다. 가령 높이 점프할 수 있는 의족은 있지만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있는 의족은 없다. 그런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대회를 만들었다.”

 -올림픽 형식을 취한 이유는.

 “경쟁은 동기를 부여한다. 현재 한국 등 22개국 60개팀이 참가 신청을 했다. 내년 개막 전까지 더 많은 팀이 참여할 거다.”

 -‘진짜 경기’가 가능할까.

 “현재 생체공학 수준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터미네이터’ 같은 할리우드 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회를 거듭할 수록 계속 기술이 발전할 거다. 생체공학이 장애인 삶의 질을 높이는데 꼭 필요하다는 점을 사회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사이배슬론’은 격년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은 2018년 대회 유치를 추진 중이다. 2일 ‘바이오닉스 2015’ 행사장에서 유치위원회 발족식이 열린다.

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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