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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반은 흑, 7집반은 백 유리 … 6집반 공정”

한국과 중국의 덤은 다르다. 덤은 대국 내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진은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이세돌과 구리의 10번기 제1국 복기 장면. [중앙 포토]

바둑은 흑백이 더 많은 집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게임이다. 바둑판은 공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먼저 두는 흑이 유리하다. 이런 흑백 간 불균형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덤’이다. 덤은 선수로 두는 흑의 유리함을 상쇄하기 위해 계가할 때 백에 몇 집 더 주는 것을 말한다.

 덤은 시대마다, 국가마다 다르다. 현재 한국 바둑에서 덤은 6집반. 5집반이던 덤(1984~91년)이 흑에 너무 유리하다고 해서 92년 6집반으로 바꿨다. 이와 달리 중국은 덤이 7집반이나 된다. 이에 따라 세계대회가 열리면 주최국에 따라 덤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덤이 달라지면서 백을 선호하는 기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100명에게 물어본 결과 현재 덤 규정하에서 백을 고른 선수는 39명, 흑을 택한 선수는 30명으로 집계됐다. 흑백이 상관없다는 의견도 31명이었다.

과거 덤이 5집반일 때는 흑의 승률이 높아 흑을 선호하는 기사가 많았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박영훈 9단은 “요즘은 점점 포석 연구가 잘돼 흑으로 주도권을 잡기가 쉽지 않다”며 “백을 잡으면 보통 상대의 공격을 수비하게 되는데 잘만 버티면 흑을 잡고 덤을 주는 것보다 백을 잡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덤에 따라 대국 내용도 달라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과 중국의 바둑 내용이 미세하게 다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윤성현 9단은 “중국은 덤이 7집반이라 흑을 잡았을 때 심리적으로 덤을 의식하게 돼 공격적인 바둑을 두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박영훈 9단 역시 “중국은 덤이 7집반이라 백이 유리하기 때문에 흑을 잡게 되면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도모하는 바둑을 두게 된다”고 말했다. 목진석 9단은 “중국 룰로 바둑을 둘 때는 백을 쥔 쪽이 조금 더 느긋하게 상대를 따라가는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프로기사들이 생각하는 가장 적당한 수준의 덤은 얼마일까. 프로기사 100명 가운데 85명은 현재 한국 규정인 6집반이 적당하다고 답했다.

최명훈 9단은 “5집반은 흑이 좋고 7집반은 백이 좋다고 느껴져 6집반이 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진서 3단은 “중국에서 흑을 잡고 두면 반집 정도 진 적이 많았고 백을 잡고 두었을 때 승률이 좋았다”며 “덤 7집반은 흑백에 따라 승률 차가 있어 6집반이 공정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5집반은 3명, 7집반은 7명으로 나타났다. 5집반을 택한 박정상 9단은 “6집반일 경우 개인적으로 백의 승률이 더 좋은 것 같아 5집반으로 낮추는 게 적당한 것 같다”고 했고 7집반을 적은 김만수 8단은 “중국은 7집반인데 흑을 잡은 사람이 덤에 부담을 느끼고 좀 더 다양한 변화와 도전을 시도한다. 바둑의 역동성이나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도 덤을 7집반으로 올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기타 의견으로 6집을 제시한 박승철 7단은 “6집반은 백이 유리하고 5집반은 흑이 유리하기 때문에 중간인 6집을 택했다”며 “비기는 경우를 대비해서는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면 된다”고 응답했다.  

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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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