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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부권 정국, 파국을 막는 길은 대화뿐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둘러싼 친박-비박계 대결이 소강 국면이다. 친박계는 국회법 개정안이 다시 부의되는 6일까지 유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를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국회법 개정안 표결에 불참한다는 입장이어서 개정안 처리는 무산될 전망이다. 그걸 계기로 거부권 정국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게 친박계의 주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완강하다. 오히려 15조원 규모의 ‘메르스(중증호흡기증후군) 추경’ 처리를 주도하겠다며 ‘사퇴 불가’로 맞서고 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관차가 마주 달리는 형국이다. 이대로 가면 대형 충돌사고가 날 게 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유 원내대표, 친박계나 비박계, 어느 한쪽이 완패하는 ‘제로 섬’ 상황으로 몰릴 수밖에 없게 된다. 당사자들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해와 불신을 남겨둔 채 유 원내대표가 이대로 사퇴한다면 임기를 2년7개월이나 남겨놓고 있는 박 대통령이 앞으로 어떻게 국회의 협조를 구해 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수 있겠는가. 반대로 대통령의 마음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불신임당한 원내대표’가 여당의 원내 사령탑 노릇을 계속해서 수행해나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파국을 막는 길은 결국 대화밖에 없다. 그러려면 유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는 잠시 뒷전으로 미뤄놓는 게 좋다.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가 만나 오해를 풀고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자리를 가져야 한다. 따지고 보면 거부권 정국은 당·청 간 대화와 소통 부재가 근본 원인이다. 평소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가 수시로 대화하고 국정을 논의해 왔다면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배신의 정치’ 운운하며 분노에 찬 메시지를 읽어내려가는 일이 벌어졌겠는가.

 대화 부재로 생긴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 누가 대화의 자리를 만들 것인가. 김무성 대표든,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든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중재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게 자신을 뽑아준 당원들이나 임명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도리이며 궁극적으로 국민을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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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