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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가 대세 … 공장 증설도 전에 주문이 밀려요

삼성바이오로직스 세포배양기 2공장 내부 모습. 세계 최대 수준인 15만ℓ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짙푸른색 정장을 차려입은 한 청년이 복도를 서성였다. 잔뜩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면접 차례를 기다리는 중이라 그럴 겁니다.” 안내차 나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곁눈질을 하며 설명을 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시간을 달려 도착한 인천광역시 송도동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에선 신입사원 면접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삼성 계열사 중에서 바이오로직스가 삼성전자 다음으로 단일 회사론 채용을 가장 많이 할 겁니다. 연봉 수준도 삼성전자만큼 주고요.” 직원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전체 직원이 800명 가량인데 신입사원 100명을 뽑고 있다”는 귀띔도 더했다. 2011년 삼성이 신사업을 한다며 회사를 세운지 불과 4년. 허허벌판에서 시작한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송도에서 싹을 틔우고 있었다.

 김태한(58)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IR(기업설명회) 도중 회사를 찾은 기자들을 맞았다. 제일합섬으로 입사한 그는 삼성의 신사업팀에서 근무하며 지금의 ‘바이오’사업을 시작한 인물이다. 태양광 사업이며, 풍력발전, 2차전지까지 안들여다본 게 없었다. 오랜 시간 그룹차원의 신(新) 수종사업을 찾다 그가 선택한 건 바이오제약. 그는 “삼성 근무 36년 경험을 바탕으로 봤을 때 바이오 제약이 가장 유망하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기존의 약이 화학물질의 합성으로 만들어졌다면 바이오의약품은 세포배양을 통해 약을 만든다. 류마티스 관절염약이나 당뇨약, 항암제처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10대 약 가운데 7개가 바이오 의약품일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삼성은 세계 유수 제약회사처럼 의약품을 직접 개발하는 건 어렵다고 봤다. 그래서 뛰어든 게 바이오 의약품을 대신 생산(CMO)하고,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을 만드는 ‘바이오시밀러’를 였다. CMO 사업은 마치 대만의 TSMC가 반도체 공장을 차려놓고 여러 회사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위탁생산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김 사장은 “제조는 삼성이 가장 잘하는 것이다. CMO의 성공요소는 공장 잘 짓고 잘 돌리는 것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1년 만에 살아있는 세포에 항체를 주입해 만드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뛰어들기 위해 2012년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웠다. 바이오약보다 25~35% 싸 ‘대안 약’으로 꼽히는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세를 눈여겨본 것이었다. 그는 “전세계 제약 세장은 1000조원 규모로, 이 중 바이오 의약이 300조원을 차지하고 있고 성장세도 연 9%에 달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두번째 공장을 세우면서 공사 기간을 반으로 줄였다”며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 10월에 세번째 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위탁생산 시장 세계 3위로 김 사장은 “2020년이 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시장에서 월드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동중인 1공장, 내년 2월에 가동하는 2공장을 비롯해 새로 짓는 3공장까지 물량(총 33만L)의 70%에 달하는 물량이 이미 계약돼 있다고도 했다. 그는 “10년 뒤인 2025년에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바이오로직스에서 거두고, 바이오시밀러 사업 역시 2025년엔 매출 4조원에 영업이익 2조원을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머크를 통해 내년부터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삼성’ 이름을 단 약을 시판하게 될 예정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대표이사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한 나스닥 상장을 설명했다. 고대표는 ‘엔브렐’과 ‘레미케이드’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비롯해, 항암제와 당뇨 치료제 등 6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개발과 임상, 시판 허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데다, 추가로 7개 신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송도=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이다. 살아있는 세포에 특정 항체를 주입해 당뇨와 암 같은 병을 낫도록 하는 항체를 배양해 약을 만든다. 바이오 의약품과 100% 같지 않다는 뜻으로 ‘비슷하다’는 뜻의 영어 시밀러(similar)를 붙여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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