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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4000m 고봉, 거대 호수 … 빙하가 빚은 ‘북미의 알프스’



















4000m급 고봉과 통나무집이 그림처럼 어우러진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옐로스톤 국립공원 남쪽 입구를 빠져나가면 또 다른 국립공원이 바로 이어진다. 옐로스톤의 부록으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그랜드 티턴(Grand Teton) 국립공원이다. 면적 1300㎢로 옐로스톤의 7분의 1 규모이지만, 빙하를 품은 고봉과 거대한 호수가 어우러진 풍광이 수려해 ‘북미의 알프스’로 불린다.

그랜드 티턴은 로키산맥 자락에 들어서 있다. 그러나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여느 산악 국립공원과는 풍경이 다르다. 최고봉 티턴산(4196m)을 비롯해 3000~4000m급 바위산이 남북으로 약 65㎞ 뻗어 있다. 카메라를 파노라마 모드로 놓고, 좌우로 한참을 훑어야 다 들어온다. 산맥 동쪽에 너른 분지가 있고, 곳곳에 거대한 호수가 고여 있다. 약 900만 년 전 빙하가 빚은 풍경이다.


등산로에서 만난 마모트.
산악 국립공원인 만큼 산을 올라야 그랜드 티턴의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몸에 로프를 둘러메고 빙하 트레킹에 나서는 사람도 많다. 반면에 1~2㎞ 길이의 가벼운 하이킹 코스도 무수히 많다. 가장 인기 있는 트레일은 제니 호수 쪽에 있다. 호수 주변에만 트레일 수십 개가 있는데, 캐스케이드 협곡으로 이어지는 트레일이 가장 인기다. 정면에 우뚝 솟은 설산을 보며 걷는 맛이 일품이었고, 인스퍼레이션 전망대(2200m)에서 내려다본 호수 풍경은 이름처럼 큰 감동(Inspiration)을 선사했다. 공원 안에서 수많은 야생동물을 목격했다. 바이슨·곰·엘크는 물론이고, 마모트·비버·여우도 봤다.

자동차를 몰고 절경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남다르다. 공원 남쪽에 19세기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교(모르몬) 신자 27가구가 모여 살던 터가 남아 있다. 헛간·교회 등 낡은 통나무 건물이 티턴산맥과 어우러진 풍경이 달력 사진처럼 그윽하다. 시그널산(2350m) 정상까지 이어진 드라이브 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차로 오를 수 있는 최고 높이의 전망대가 정상에 있다.

여정을 마친 뒤 국립공원 안에 있는 잭슨홀 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다. 이른 아침 공항 진입로에서 엘크 떼가 풀을 뜯고 있었다. 공항 입구 쓰레기통은 곰이 열어볼 수 없도록 잠금장치를 해뒀다. 야생미 넘치는 국립공원 안에 들어선 공항다웠다.


최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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