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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만든 중국 명문대 미팅 앱에 대학생들 몰려

해외창업 3.0세대가 왔다. 해외 이민과 연계된 세탁소ㆍ마트 창업세대(1.0세대)나 한국 경제발전을 등에 업고 무역ㆍ제조업에 나선 ‘개발세대(2.0)’세대의 다음세대다. 대기업처럼 자본력을 갖추진 못했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창의성 그리고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친(Crazy)듯이 성장한다. 대학 진학률이 높고 청소년기부터 인터넷을 접해 모바일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에 능숙한 일명 '밀레니얼 세대'다.

한국에선 고스펙과 외국어 실력이 이력서에 담길 한 줄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선 현장에서 쓰이는 전쟁도구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생’에서 “회사는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야”라는 명대사가 있었다. 해외 창업자들은 “국내 창업이 지옥문(Hellgate)를 여는 일이라면, 해외 창업은 스스로 탄광 막장에 들어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컴컴한 탄광 막장이지만, 금맥을 잘 짚으면 ‘노다지’가 터지는 길. 취업이라는 전쟁터를 버리고 막장으로 들어간 프론티어들을 만났다.

창업을 선택한 이들의 공통점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확실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확실한 ‘아이템’ 선정이었다. 여기에 적절한 ‘타이밍’이 더해지면 창업의 첫 관문을 뚫을 수 있다. 중국 북경에서 ‘대학생’이라는 아이템으로 창업한 타타 유에프오(tata UFO)는 중국을 제대로 알고 창업한 케이스다. 타타 UFO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은 대학생 중심의 온오프라인 미팅 앱. 단순히 보면 뻔한 아이템이지만 ‘관시(關係)’사회인 중국을 제대로 알면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 중국 명문대를 졸업한 이들이 정ㆍ재계 핵심인사가 되고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북경 타타 UFO 사무실에서 만난 정현우(30) 대표, 사진=정원엽 기자

타타UFO가 보유한 베이징대ㆍ칭화대 등 주요대학 학생들의 데이터는 현재 100만명. 중국 내 대학생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계속 달리며 확장일로에 있다. 창업 당시 2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2차례 500만불 이상 투자를 받으며 벌써 50명이 넘었다. 이미 대학생들의 소비패턴 분석을 원하는 업체와 헤드헌팅업체들이 타타UFO에 손을 내밀고 있다. 국내 사립대학을 중퇴하고 베이징대를 졸업하는 동시에 타타 UFO를 창업(2013년)한 정현우 대표는 이제 30살. 그는 “중국도 작년부터 플레이 방식이 달라졌다”며 “시장 자체가 큰데다 투자자본이 모여들고 인재도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쟁이 이노베이션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오스틴에서 창업한 이재왕씨
2013년 12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무버블 애즈(Movable Ads)’란 모바일 광고회사를 창업한 이재왕(35)씨는 각을 좁혀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스포츠 구단의 고객분석을 해주고 이를 광고와 연계하는 법에 집중한 것이다. 미국의 미식축구리그(NFL)와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구단들과 실무협의를 진행하며 오스틴뿐 아니라 서울과 독일 퀄른에도 지사를 냈다. 서울에서 대학까지 마친 그는 고교 졸업 직후 첫 창업을 했고 그 동안 3차례 창업 경력을 쌓았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창업가 정신에 대해 아직도 이해도가 낮은 한국의 기업문화 때문에 해외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음악 유통 플랫폼 ‘뮤직 스프레이’를 창업한 류호석(39) 대표는 꿈에 대한 열정으로 사업의 ‘안정성’과 ‘꿈’ 두 가지를 모두 쫒은 경우다. 애플 아이튠스에 한국음악을 제공하는 직배유통채널을 계약하며 안정감을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음악인이면 누구나 직접 음원을 유통할 수 있는 디지털 음원 유통 플랫폼 ‘뮤직스프레이’를 열었다. 인디 음악인도 누구나 클릭 몇번으로 아이튠즈와 아마존 등을 통해 전세계에 자신의 음원을 판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음악인 출신의 류씨가 창업을 통해 꿈을 이룬 케이스다.

서울 비지니스 페어에서 신데렐라 상품을 홍보중인 김진영 대표
한류(韓流)를 등에 업는 것도 방법이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서 일하다 창업한 김진영(33)대표는 중국 ‘지방’을 노렸다. 1년간 조사 끝에 한국 ‘패션악세서리’라는 아이템을 정한 그는 중국 쓰촨성 더양(德陽)에 멀티샵을 차렸다. 통관문제와 모호한 이미지로 시행착오를 겪던 그는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판단 후에 ‘신데렐라’라는 로드샵을 쓰촨성 청두(成都)에 차리며 단숨에 유명해졌다. 지금은 중국 서부 3대 도시인 청두, 시안(西安), 충칭(重慶)을 비롯해 20여개 매장을 운영하며 중국 중부와 남부로 진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류 열풍 속에서 한국 액세서리 사업을 하는데도 오지에서 전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창업 이후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에 맞춰 지속적인 연구분석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창업자들이 생각하는 손톱 밑 가시도 많았다. 인도네시아에서 지난해 8월 여론조사업체 ‘작팟’을 창업한 강성연 대표는 “국내 벤처캐피털은 정부자금이 포함되어 있어 해외 창업체에 초기투자를 거의 하지 않고, 기술보증기금ㆍ신용보증기금ㆍ중기청 지원사업 등 대부분의 정부사업은 해외법인에 지원책을 두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중국 상해에서 모바일게임업체 ‘모바일팩토리’를 창업한 배영진(32)대표는 “중국은 한국과 달리 틀을 짜주기보다 실패해도 괜찮다며 5000만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해 준다”며 “실패를 허용하는 나라가 창업인을 기르고, 창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원엽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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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