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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이국종 교수 "죽는 날 관속에 가져갈 건 환자명부 뿐"



29일 오후 2시 방송된 중앙일보 인터넷 생방송 ‘명의가 본 기적’은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구해낸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가 출연해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한 생생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국종 교수는 석해균 선장 치료를 비롯해 여러 번의 기적에 대해 언급했다. 교통사고 직후 심장이 뛰지 않는 환자를 살려낸 일, 연간 300시간 정도 헬리콥터를 타고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하며 하늘 위에서 개복 수술을 한 일, 아파트 19층에서 떨어진 어린아이를 살려낸 일화 등이다.

이 교수는 지난 2011년 아덴만 작전 당시 가슴에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명의다. 현재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다.

다음을 일문일답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자면.
“명의는 부담스럽다. 현재 아주대 외과교실에서 교수로 있다”

-중증외상센터는 환자가 머무르는 시간이 20분이라고 들었다.
"템포가 중요하다. 진료 패턴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템포를 잊어버리면 환자를 살리지 못할 수도 있다. 응급실 환자는 약물 치료를 하지만 중증외상환자는 큰 장비를 동원한 수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응급실에 오래 머무르면 안 된다. 간혹 헬기 안에서 개흉 수술을 통해서 직접 심장을 손으로 잡고 오는 경우도 있다. 비행시간이 (연간) 300시간이 넘는다."

-석해균 선장과는 연락하고 있나.
“특별한 이상이 없을 때는 만나기 힘들다. 근골격계 쪽에 약간 장애가 남아 있는데 워낙 재활을 잘해 건강하다. 나보다 더 건강할 것 같다.”

-당시 오만에서 석선장을 수송해올 때 비용이 문제가 됐다. '내가 부담할 테니 모셔오라'고 했는데. 비용이 4억4000만원이었나.
”달러로 38만 정도였다. 당시 '개런티를 하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선주협회에서 부담했다. 결재가 늦어져서 스위스에 있는 에어엠뷸런스 회사로부터 독촉장을 받기도 했지만, 잘 해결됐다.

-'아덴만 사건' 이후 중증외상에 관한 인식이 나아졌나.
“중증외상센터라는 분야가 우리나라에서 늦었지만 그래도 자리를 잡아가려는 시점이었다. 정부와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줘서 그 정도 된 것 같다. 보건복지부와 언론 등 의료 외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오히려 의료계가 더 잘해야 한다.”

-국내 중증외상센터의 현황은
“현재 국내에 13개소가 있다. 앞으로 4개 정도 더 생길 것이다. 중증외상을 치료하려면 10여 년 수련의 공부를 하고 2~3년 정도를 중증외상센터에서 더 수련해야 한다. 국내 중증외상 환자에 비해 전문의가 많지 않다.”

-국내 중증외상환자가 몇 명 정도인가.
“중증 외상으로 사망하는 환자는 연간 3만명, 실제 발생 환자는 16만 명 정도다. 중증외상환자는 블루칼라가 많다. 상대적으로 교통사고 환자는 줄었다. 하지만 최근 흉기에 의한 사고와 자살이 늘었다. 특히 (자살 중) 옥상에서 투신하는 사람들이 중증외상환자로 분류된다.

-흉부에 총상을 입은 '아덴만 사건' 석해균 선장의 외상은 어느 정도인가.
“석 선장은 중이나 중상 정도다. 석 선장은 콩팥기능이 나빠져 인공기관을 붙이기 직전이었지만, 다른 콩팥이 끊어져 인공기관을 다는 경우가 많다. 전신으로 염증반응이 터지기 때문에 몸의 염증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공격하는 경우가 폐이고 그 다음이 콩팥이다.”

-석 선장 외 다른 기적적인 치료에 대해 얘기해달라.
“교통 사고를 당한 젊은 남자가 있었다. 선루프를 열고 달리다가 사고가 나 (선루프를 통해) 10m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심장도 안 뛰고 몸 오른쪽이 거의 으스러졌는데, 기적같이 소생했다. 대장, 간, 우측 콩팥, 폐 가슴이 다 으스러져 콩팥과 간은 절제하고 대장과 신장은 인공기관을 넣었다. 혼수 상태로 두 달 이상을 중환자실에서 버텼다. 치료 과정에서도 백혈구 수치도 어마어마하게 높았다. 보통 그런 경우는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분은 특별했다. 또 한번은 19층에서 떨어진 아이가 있었다. 서울 북부 어디였는데, '받아줄 병원이 없다'고 해서 헬리콥터로 출동해 데려왔다. 그전까지 13층에서 추락한 사람을 살린 적은 있었다. 그 아이도 어린아이였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어떤 환자는 중환자실에서도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면 격리실로 보내는데, 격리실 가면서부터 썩는 냄새가 난다. 몸의 절반 정도가 썩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기적처럼 살아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가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으면 기적이 생긴다고 본다."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나.
“그런 건 없다. 다만 통상적으로 평소에 건강관리 잘하고 근육이 있는 젊은층에서 (기적이) 일어난다. 그렇다고 평소 건강하지 못한 분들이라고 일찍 사망하는 건 절대 아니다. 환자 중에 2톤짜리 철문에 깔린 경우가 있었는데, 98세인가 99세인가 했다. 사고가 난 지 한 10년 후에 (환자의) 아들이 찾아와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를 한 겨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어느 인터뷰에서 '죽는 날, 관속에 가지고 갈 것은 그동안 치료한 환자의 명부뿐'이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지금까지 환자 명부가 2000~3000명이라고 들었다.

“그 얘기는 내가 존경하는 선배가 저희 팀에 합류할 때 했던 말이다. 제 그레이드에서 2000~3000명의 환자 명부는 많은 것도 아니다.”

‘명의가 본 기적’은 매월 두차례, 월요일 오후 2시 중앙일보 오피니언 코너 ‘오피니언 방송’(http://joongang.joins.com/opinion/opinioncast)을 통해 생방송된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 언제든지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정리 김영주 기자·박양원 인턴기자, 촬영 김세희·김상호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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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