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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통·화장품…"이제 한국이 FM이다"

[머니투데이 뉴욕·LA(미국)=송지유 기자] [편집자주] '한강의 기적'으로 통하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원천 기술은 선진국을 따라잡는 이른바 '캐치 업'이었다. 선진국이 시장을 개척하면 성실한 인적 자원과 정부 정책을 동원해 금세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싼 값에 내놨다. 신시장을 개척하지는 못했지만 열린 시장에서는 '패스트 팔로워'(발빠른 추격자)로서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2000년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모방을 통한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는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창조적인 혁신 전략과 경영 철학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대한민국 퍼스트 무버 기업들을 조명한다. 내수 산업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 뷰티, 식품, 유통 서비스를 전파하고 있는 기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퍼스트무버가 세상을 바꾼다]CJ의 4D극장·SPC의 빵·아모레의 화장품…글로벌 新 아이콘 탄생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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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체험형 상영관인 '4DX'/사진제공=CJ 4DPLEX
"영화보는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어요. 유니버셜 스튜디오보다 더 짜릿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5시(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 리갈시네마의 오감체험 상영관 '4DX'에서 만난 셀레나 포우스트씨(25)는 상기된 얼굴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쥬라기월드를 4D로 보고 싶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LA까지 왔어요. 요즘 K팝에 빠져 있는데 한국 기업의 기술로 4DX 영화관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읽고 더 관심이 생겼죠." 영화관 입장을 기다리던 엔젤라 브라운씨(22)는 영화 한 편을 보려고 이날 차로 6시간을 달려 LA를 찾았다고 했다.

CJ그룹(CGV 4D플렉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오감체험 상영관인 4DX가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3D 입체영상을 넘어 영화 속 장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거나 바람이 불고 향기가 나는 상영관에 젊은 관객들이 열광하면서 지난해 6월 미국 LA에 첫 진출한 지 1년만에 흥행보증 수표로 자리 잡았다.

4DX 영화관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23.5달러(한화 2만6000원)로 일반 상영관보다 8달러 비싼데도 연일 매진이다. 4DX관 설치 이후 LA 리갈시네마의 티켓 수익은 3배, 관람객 수는 2배 증가했다. CJ가 보수적인 미국 영화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요즘은 미국 주요 영화관 체인으로부터 4DX 개관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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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의 문화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시장 선점자) 전략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설탕 회사였던 제일제당이 영화를 시작으로 문화사업에 뛰어든지 20년만에 방송, 음악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문화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4DX', '스크린X' 등 신기술을 개발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CJ CGV가 대표적인 사례다. 선진국이 만들어 놓은 시장에서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영 의지가 현실에서 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퍼스트 무버 전략은 빵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 진출한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의 미를 알리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아시아 전역에서 한국식 유통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롯데그룹, 초코파이로 중국시장에서 1조원 매출신화를 쓴 오리온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피터 언더우드 IRC컨설팅 선임파트너는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선 끊임없는 혁신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양성과 창의성을 보장하는 올바른 기업문화를 구축해 퍼스트 무버로 진화한다면 폭발적인 성장과 시장 독점 효과를 장기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LA(미국)=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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