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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구절벽 맞는 한국의 생존 전략은?

주명건
세종연구원 이사장
오늘날 한국은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30.1%(홍콩 포함)로 중국의 경제 규모(세계 GDP의 12.6%)에 비해 2.4배 높다. 미국과 일본을 합한 것보다 2배가 넘어 그 편중도가 심각하다. 각국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11조 달러(한국 GDP의 7.8배)가 넘는 통화를 팽창시키고 이자율을 낮추며 평가절하를 하지만 이에 대응할 형편이 못 되는 한국은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또 경제대국들이 출구전략을 취하면 투기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가 자본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개인의 소비 패턴상 한 국가는 출산 정점에서 47년 후 소비 정점에 이르고, 그 이후에는 소비가 줄어드는 인구절벽에 이르게 된다. 1971년이 출산 정점인 한국은 2018년이면 인구절벽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40년 40세에 불과하던 평균수명이 81세로 증가한 반면 출산율은 급감해 2040년에는 생산활동인구 1.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제조업도 이제는 정년이 연장되고 설비가 자동화돼 더 이상 고용을 흡수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 이제 새로운 성장 공식을 찾아야 한다. 우선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경제 통합(AU-11)을 하여 이들을 적극 지원하고 교역 규모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GDP를 지금의 3배로 늘릴 수 있다.

 아세안은 인구 6억2000만 명, GDP 2조5000억 달러에 자원이 풍부하다. 중위 연령이 한국보다 12년이나 젊어 발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한국~아세안의 해상운임은 국내 육상운임과 비슷해 실제로는 국내 시장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이 아세안과 경제 통합 1단계(AU-11)를 완성한 뒤에는 방글라데시·스리랑카·네팔·몽골을 포함시키는 2단계 통합(AU-15)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 뒤 중국·일본·인도·파키스탄을 동참시키는 3단계(AU-19)를 달성하면 실질적인 아시아 경제 통합(AU)이 가능해질 것이다.

 우선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은 2007년에 이미 발효됐지만 농업을 과잉 보호한 결과 그 실효가 제한적이다. 당시 선거구 편차로 농촌 지역이 3배나 과다 대표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저 선거구부터 하루속히 일대일 비율로 재확정해야 농업시장을 개방해 한·아세안 FTA 강도를 높임으로써 생계비를 낮추고, 지난 10년간 135조원에 달하는 보조금 지출도 줄일 수 있다.

 아세안과 금융 협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중앙은행(ACB)을 만들어 아시아 공용화폐를 발행해 환투기 세력에 대응하고, 자본금은 전 세계 우량 주식과 채권에 골고루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각국이 과다 보유한 외화보유액을 활용해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역내무역 비중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

 둘째, 이민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노동력 부족에 직면한 유럽의 국가들은 이민 확대로 난관을 극복하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는 각각 28%와 21%에 달한다. 이보다 더 적극적인 싱가포르와 스위스는 이민자 비중이 43%, 29%인 반면 한국은 2.5%에 불과하다.

 한국의 출생아 수는 71년 102만 명이었으나 2014년 44만 명으로 급감했다. 이제 자연 증가로만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민을 대폭 확대하지 않으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연간 인구의 0.5%(25만 명) 정도를 과감하게 이민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이민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 싱가포르는 인구의 71%만 시민이고 29%는 외국인이다. 시민 중 14%는 이민자로서 영주권을 얻은 고급 인력이다. 비자 갱신과 영주권 취득을 철저히 분리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의 이민자 중엔 단순기능 인력이 31.3%나 되며 전문 인력은 2.9%에 불과하다.

 세제 개혁도 우리의 과제다. 싱가포르는 최고소득세율이 20%에 불과하고 법인세도 17%로 낮춤으로써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를 무려 4000개나 유치했다. 독일·캐나다도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15%로 낮춰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최고소득세율은 38%다. 세율을 인하해야만 고급 인력을 유치하고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셋째,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미국은 실리콘밸리를 조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했다. 스탠퍼드대 졸업생들이 창업한 3만9000여 개의 기업은 540만 명을 고용하고, 연간매출이 약 2조7000억 달러로 프랑스의 GDP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리콘밸리는 이민자들의 창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전체 기업의 44%를 이민자들이 설립했다. 2010년 스탠퍼드 대학원생의 56%가 외국인 유학생이었다. 우리도 이처럼 대학들이 앞장서 우수한 외국 유학생들을 영입하고, 이들의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실리콘밸리처럼 스타트업이 빠르게 안착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주명건 세종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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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