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캐스팅보트 쥔 국민연금 “주주 가치 올릴 대책 내놔라”

국민연금·블랙록 등 삼성물산 주요 주주들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법인이 주주가치를 올릴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10.15%)과 미국계 자산운용사 블랙록(3.1%) 등 주요 주주들은 최근 삼성물산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합병법인의 시너지 효과와 합병 후 주주 우대책 등을 검토해 찬반 의사를 내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삼성물산은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다음달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판세를 확정지을 의결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물산 주주 중 삼성 계열사와 KCC 및 국내 기관 등 약 22% 정도가 합병 ‘찬성’ 의사를, 엘리엇 등 외국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약 12% 정도가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자체 파악하고 있다. 합병 결의는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과반수가 아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연금·블랙록 등이 사실상 합병 여부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국민연금은 당초 무난히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이유로 SK C&C와 SK㈜ 합병에 반대표를 행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반대 근거는 합병비율이 SK 주주에게 불리하게 결정됐기 때문. 엘리엇이 합병비율을 문제 삼고 있는 것과 같은 지적인 셈이다. 국민연금이 이번 주총에서 ‘반기’를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차이가 있다. SK의 경우는 사실상 지주회사(SK) 위에 또 다른 지주회사(SK C&C)가 있는 구조를 단순화하는 합병으로, 사업 회사간 통합하는 삼성의 경우와는 다르다. 또 SK C&C는 합병비율 산정 직후 자사주를 소각해 직접적으로 SK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문제가 있다.

 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위원은 “두 합병안을 동일한 잣대로 비교해야 하는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다”며 “결국 삼성물산이 엘리엇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KCC에 자사주를 판 것이 공정하냐 여부가 의결권 행사 결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 측은 ▶이번 합병은 시너지를 위한 것으로 SK 사례와는 다르고 ▶합병이 무산될 경우 주가가 하락해 국민연금이 손해를 볼 것이며 ▶SK와 달리 그룹 지분이 적은 삼성물산은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정상적인 경영이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국민연금을 설득하고 있다.

 국민연금과는 별도로 삼성물산 지분 2.11%를 보유한 일성신약은 합병에 반대하는 의사를 나타냈다. 또 지난해까지 주주 명부에 없던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 캐피털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 2.2%를 확보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메이슨은 인수·합병(M&A)이나 유상증자 등 각종 이벤트에 따른 주가 변동 과정에서 수익을 얻는 ‘이벤트-드리븐’(Event-Driven) 전략을 구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 외국계 헤지펀드 한국 지사장은 “메이슨은 기본적으로 단기 차익을 내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엘리엇과 연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상했다.

 한편 엘리엇은 29일부터, 삼성물산은 30일부터 ‘주주 위임장’ 확보에 나서며 ‘총성 없는 전쟁’의 막을 올린다. 더 많은 주주로부터 의결권 행사권한을 넘겨 받겠다는 계획이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