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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로 확장하는 공간 관객이 완성하는 작품

◇다니엘 뷔렌 개인전 ‘VARIATIONS, 공간의 미학’:
6월 10일~8월 8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313아트프로젝트,
일요일 휴관.
문의 02-3446-3137
다니엘 뷔렌(Daniel Buren·77)은 흔히 ‘줄무늬 작가’로 불린다. 작품에 활용되는 너비 8.7cm의 줄무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전통 회화가 갖는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그의 무기다. 이만큼의 줄무늬는 그에게 “가장 중성적 형태의 시각적 표현”이며 “실재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말해질 수 없는 미술품”인 것이다.

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다. 1986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프랑스 대표로 참가해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고 파리 퐁피두센터(2002),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2005), 파리 그랑팔레(2012),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현대미술관(2014) 전시를 통해 명성을 다졌다.

그의 작품은 장소특정적이다. ‘인 시튜(In-Situ)’라고 명명되는 그의 작품은 전시 공간과 그 주변 환경을 고스란히 반영한다(제목에는 작품을 만든 장소가 꼭 병기된다). 이번 한국에서의 첫 갤러리 개인전에서도 현장에서 작업하는 그의 특징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프랑스 유학시절부터 뷔렌의 작품을 좋아해 수 년간의 ‘초려’ 끝에 모시게 됐다는 313아트프로젝트 이미금 대표는 “이번에 23점의 설치작업을 하면서 정말 ‘mm 단위’로 작업을 하는 그의 섬세함에 새삼 놀랐다”고 말한다. 게다가 뷔렌은 “내 작품에는 규율 같은 것이 있어서 (원래 의도했던 곳과) 다른 곳에 놓으면 안 된다”고 하니 그의 꼼꼼함은 놀라울 정도다.

전시장 쇼윈도에 걸려있는 작품은 그의 예술 세계가 집약된 작품이다. 천장에 매달린 철제 구조물에 설치된 투명, 반투명 아크릴과 거울은 건물의 안과 밖을 적절하게 소통시킨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설치’대신 ‘제작’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과정의 어려움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입니다.”

그는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작가다. 대표적인 소품이 거울이다. 거울은 그의 작품을 확장시킨다. 공간은 배로 넓어진다. 볼 수 없었던 공간이 작품을 통해 새로 생겨나기도 한다. 심지어 벽이 튀어나와 보이기도 한다. 조명과 그림자도 그의 조력자다. 조명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도 작품이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관객이다. “관객이 없는 상태에서는 예술 작품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관객이 보는 과정을 거쳐야만 예술 작품은 비로소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그다. 예를 들어 그의 반투명 아크릴 작품 뒤로 딱 한 사람이 지나갈 만큼만의 공간이 확보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 좁은 공간을 걸어가면서 관람객은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됩니다. 작품을 뒤에서 볼 수도 있고, 조명에 비친 그림자의 존재를 새롭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림자가 또 다른 작품이 되는 셈이죠. 결국 저는 공간과, 관객과 소통하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313아트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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