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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칼럼] MB의 환경정책, 그 현실은 …

4대강 녹조와 온실가스 감축.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와중에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다.

둘 다 2009년부터 시작된 논쟁이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남긴 유산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가뭄을 막는다며 4대강 사업을 벌였고, 야심에 찬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국제 사회에 제시한 MB는 ‘환경 영웅’일까, 아니면 녹색으로 분칠한 개발론자였을까.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4대강은 짙푸른 녹조(綠潮)로 뒤덮였다. 21일에는 낙동강 어민들이 오염으로 물고기가 폐사했다며 선상시위를 벌였다.

녹조 문제는 4대강 사업 계획을 내놓았을 때부터 제기됐다. 흐르는 물을 막으면 체류시간이 늘어나고 녹조가 생길 것이란 학계·환경단체 주장에도 MB는 사업을 강행했다. 건설업계는 22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반겼다. 이제 녹조가 반복되자 환경단체는 MB를 비난하며 보를 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산업계와 환경단체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결정을 앞두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 연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21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전까지 세계 각국은 2020년 이후의 자발적 감축계획을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이달 말까지 제출하기로 하고 지난 11일 네 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14.7~31.3% 줄인다는 내용이지만 산업계와 환경단체는 서로 다른 이유로 네 가지 시나리오 모두 못마땅해 한다. 환경단체는 지구온난화 방지와 국제사회에 적절한 기여를 위해 대폭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산업계는 가장 느슨한 감축 시나리오조차 산업경쟁력을 해치는 수준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2009년 당시 MB는 2020년까지 전망치 대비 30%를 줄이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당시에도 세 가지 방안을 놓고 여론을 수렴했지만 가장 많이 줄이는 안으로 결정했다. 산업계는 정부의 위세에 눌려 속수무책이었다며 이번 만큼은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반면 환경단체는 MB의 약속을 물러설 수 없는 저지선으로 삼고 있다. 4대강 앙숙인 MB와 환경단체가 온실가스 감축에서는 같은 편이 됐다.

사실 MB는 자신을 환경영웅이라고 생각했을 법하다. 2000년을 전후해 MB는 ‘아태 환경NGO 한국본부’라는 환경단체의 총재를 지냈다. 2007년 10월에는 미국 시사지 타임의 ‘올해의 환경 영웅’ 특집엔 복원된 청계천에 발 담그고 환히 웃는 MB의 사진이 실렸다. 그런 MB와 환경단체가 4대강으로 충돌했다. 쭉쭉 곧은 것을 지향하는 MB식 ‘환경 개조’와 구불구불한 자연을 그냥 내버려두자는 환경단체의 ‘생태 보존’이 충돌한 ‘녹(綠)-녹 갈등’이었다.

올 가을 유엔본부에서는 각국 정상이 만나 2015~2030년 지구적 차원에서 추진할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정한다. 인류 사회가 합의한 지속가능발전은 사회발전·경제성장·환경보호 영역의 세 기둥을 기본구조로 한다. 녹색성장을 내세운 MB는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속가능발전을 꿈꾼 셈이다. 하지만 소통 없는 밀어붙이기는 의도가 좋더라도 고통을 낳을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떨까. 박 대통령은 지난해 가을 유엔에서 MB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감축 시나리오는 네 가지 모두 그 약속에 못 미친다.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사회적 합의도 없이 서둘러 감축목표를 정해 발표할 태세다. 감축량의 절반 이상을 국민이 담당해야 한다. 전등을 끄고, 난방을 줄이고, 자가용을 덜 타야 하는 국민에게 양해를 구한 적이 있나. 급하게 공청회 한 번 연 게 전부다. 이런 식이면 지난 7년처럼 앞으로도 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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