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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세상 일 누가 아무 검토 않고 처리하나”

정의화(사진) 국회의장이 26일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행정부에 시행령 개정을 요청할 때 행정부는)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부분을 ‘검토하여 처리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로 완화하는 것은 바꾸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당초 정 의장은 정부로 국회법 개정안을 넘기기 전 이렇게 조항을 바꾸자고 중재안을 내놓았으나 야당이 받아들이지 않자 그대로 개정안을 이송했다. 이에 정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상식적으로 ‘검토하고 처리한다’는 말이 ‘처리한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정 의장은 “세상 일을 처리할 때 검토 안 하고 처리하는 사람이 있느냐. 더구나 나랏일을 처리하는데 무조건 아무것도 검토 안 하고 그냥 처리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거듭 되물었다. 이 조항이 빠졌다는 걸 거부권 행사이유로 제시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뜻이었다.

 정 의장은 “국회가 정부 시행령에 대해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을 ‘요청’할 수 있다”고 한 글자만 바꾼 것이 별 차이가 없다는 박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 문제가 커지자 법안을 수정하면서 ‘요구’를 ‘요청’으로 한 단어만 바꿨는데, 요청과 요구는 사실 국회법 등에서 같은 내용으로 혼용해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그동안 국회는 ‘요청’과 ‘요구’를 명확히 구분해 사용해왔다”며 “예를 들어 국무위원 해임 요청안이라고 하지 않고 요구안이라고 하는데, 거기(요구안)에는 강제성이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회법 개정안을 다시 표결에 부치겠다는 뜻도 굽히지 않았다. 정 의장은 “헌법에도 대통령이 재의(再議)를 요구하면 부치도록 돼 있다”며 “(시기는)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 7월 1일이 적절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실제 표결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새누리당은 25일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이 재의에 부치더라도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재의 안건을 표결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이 전제돼야 한다. 과반 의석을 보유한 새누리당이 불참하는 한 국회법 개정안은 19대 국회가 종료되는 날 자동폐기된다. 정 의장은 “정정당당하게 재의에 임하는 것이 맞다”며 새누리당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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