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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먼저 여당 공격 … 과거 당·청 갈등과 달랐다

대통령 5년 단임제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는 가까우면서도 먼 관계다. 집권 초에는 찰떡궁합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터져 나온다. 막판엔 서로 얼굴을 붉히면서 남남이 되는 일도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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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당·청 갈등과 달리 이번엔 대통령이 먼저 여당을 공격하는 형태를 취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정치권에선 집권 3년차를 맞아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가 점점 독자 노선을 강화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박 대통령이 특유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현재의 비박계 지도부 체제 그대로 내년 총선을 치르면 20대 국회에서 친박계의 씨가 마를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는 것 같다”며 “집권 후반부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부터 당의 고삐를 죄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당·청 충돌은 많았다. 이명박 정부에선 2011년 1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파동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 후보자는 청문회를 앞두고 전관예우 논란 때문에 코너에 몰려 있었는데 여당인 한나라당의 안상수 대표까지 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 정 후보자는 낙마했고 이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에게 크게 화를 냈다.

 노무현 정부 땐 대통령과 당시 여당 열린우리당의 충돌이 수시로 일어났다. 2005년 7월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하자 열린우리당에선 “대통령이 왜 저러느냐”는 반발이 들끓었다. 2006년 1월 노 대통령이 유시민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하자 또다시 열린우리당은 펄쩍 뛰었다. 노 대통령은 ‘유시민 반대’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찾아온 이해찬 총리와 심한 언쟁을 벌였다. 노 대통령이 “당이 간섭할 문제가 아닙니다”고 소리를 높이자 이 총리는 “감정적으로 그러지 마세요”라고 맞받았다. 이 총리가 물러서지 않자 노 대통령은 “그럴 거면 그만두세요”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2007년 초부터 집단 탈당 사태가 벌어지면서 열린우리당은 붕괴되기 시작했고 노 대통령도 그해 2월 탈당하고 만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1997년 당시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였던 김대중(DJ) 후보의 비자금 사건 수사를 유보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이회창 신한국당 대선 후보는 노골적으로 YS의 탈당을 요구하며 반기를 들었다. YS는 처음에 “내가 만든 당”이라며 탈당을 거부했지만 신한국당 포항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자신의 마스코트에 불을 붙이는 사건이 발생하자 결국 탈당계를 던졌다. DJ도 임기 끝 무렵이었던 2002년 5월 세 아들의 각종 비리 연루 의혹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여론이 나빠지자 결국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당을 떠났다.

 이처럼 당·청 갈등의 종착역은 대통령의 탈당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벌써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설이 흘러나온다. 특히 새누리당이 25일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사실상 결정하면서 박 대통령이 더욱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탈당설은) 소설 같은 얘기”라면서 “여당이 정부를 도와 국민에게 약속했던 사항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게 대통령 뜻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친박계 인사는 “2012년 대선 때 일부 참모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자는 아이디어를 꺼냈다가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혼이 난 적이 있다”며 “대통령의 탈당은 옳지 못하다는 철학이 확고한 박 대통령이 그런 선택을 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탈당까진 아니라해도 당·청 갈등은 박근혜 정부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청 갈등이 반복되는 것은 근본적으로 대통령과 여당의 처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일할 수 있는 시간이 5년으로 제한돼 있다. 자신의 임기 중에 성과를 내는 데 열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당은 언제나 다음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어 단기적인 지지율 등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유승민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에 대비해 당의 정책을 ‘좌클릭’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고 이게 박 대통령 입장에선 ‘항명’으로 보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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