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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약물, 모르는 것도 죄

프로축구와 프로배구에 이어 프로야구에서도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가 적발됐다. 더 이상 한국을 ‘도핑 청정지대’로 부르기 어려워졌다. 도핑에 적발된 선수들은 하나같이 “복용한 약이 금지약물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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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외야수 최진행(30)이 지난달 초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사용을 금지한 약물 스타노졸롤(stanozolol)에 양성반응을 보여 3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최진행은 청문회에서 “지인이 선물로 준 영양보충제를 먹었는데 성분 내용이 표기돼 있지 않아 몰랐다”고 해명했다.

 23일엔 프로배구 흥국생명 레프트 곽유화(22)가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곽유화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인 펜디메트라진과 펜메트라진이 검출됐다. 또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강수일(28)도 스테로이드 계열 메틸테스토스테론이 검출돼 22일 15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달 들어서만 프로스포츠에서 세 차례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금지약물 복용은 경기력 향상으로 직결된다. 성적은 곧 돈인 프로선수들이 약물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한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몰랐다”는 변명으로 일관한다. 처음엔 “한약을 복용했다”고 말했다가 대한한의사협회의 거센 항의를 받고 “다이어트약을 먹은 것”이라고 털어놓은 곽유화처럼 거짓 해명을 한 선수도 있다.

 처벌 수위가 약한 것도 선수들의 ‘부주의’를 부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차 적발 시 10~3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린다. 두 번째 위반에는 출장정지 50경기로 늘어나고, 3회째는 영구 제명된다. KBO는 2007년부터 자체적으로 도핑테스트를 실시해 오고 있다. 외국인 선수는 한 시즌에 걸쳐 전원이 도핑테스트를 받는다. 국내 선수들은 전체 700여 명 가운데 35%인 250명 정도가 테스트 대상이다. 표적 검사를 통해 의심이 가는 선수를 골라낸다. 프로농구는 첫 적발 때 9경기, 프로배구는 6경기, 프로축구는 15경기 출장정지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아마추어 종목의 경우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규정에 따라 1~4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는 데 비해 프로스포츠는 길어야 3개월이면 끝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도핑 스캔들이 잇따르자 처벌 규정을 강화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든 선수는 최소 한 차례 이상 테스트를 받는다. 첫 번째 적발에 80경기 출전금지로 국내 프로야구에 비해 두 배 이상 길다. 성장호르몬 투약 여부를 가리기 위해 혈액검사도 실시한다. WADA에서도 ‘무관용 원칙’을 고수한다. 적어도 “모르고 사용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물의 힘을 빌려선 안 된다’는 선수들의 인식이다. 순간의 부주의로 평생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수 있다. 프로스포츠 구단들은 매 시즌을 앞두고 전체 선수를 대상으로 도핑 교육을 한다. 지정병원과 연계해 금지약물 선별 체계를 갖춘 구단도 있다. 그러나 약물의 종류가 워낙 많고 복잡해 일회성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대택 국민대 체육학과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도핑 교육을 강화하고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국제 스포츠계에 정정당당한 한국 스포츠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처벌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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