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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과 당이 싸우면 국가가 손해다

당청(黨靑) 갈등으로 국정에 불안이 감돌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어제 국정 뒷받침을 못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친박계는 ‘유승민 사퇴 불가피’라는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당·정·청 회의나 당무를 거부할 것 같은 조짐도 보인다.

 집권세력 내 대통령과 비주류의 대립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끼쳤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세력은 박근혜 그룹에 대한 공천학살을 단행했다. 비주류 리더 박근혜는 정권 내내 협조를 거부했다. 갈등이 없었다면 광우병 파동에 이명박 정권은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했을지 모른다. 세종시 수정안도 관철됐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열린우리당 집단 탈당이 이어졌다. 노 대통령은 탈당파를 거칠게 공격했다. 집권세력은 와해됐고 국정은 크게 삐걱댔다. 1997년 일부 과격한 이회창 후보 세력은 김영삼 대통령 화형식까지 벌였다. 그런 혼란의 연장선상에서 외환위기가 터졌다.

 집권세력의 화합과 단결은 그들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국민이 정권을 선택했고 정권의 성공이 국민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단합을 위해 중요한 것이 소통과 ‘역할의 원칙’이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폭발’은 임기의 반환점에서 나온 것이다. 대통령은 그동안 여당과 얼마나 소통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대통령은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 본관에 ‘격리’되어 있다. 비서실과 떨어져 있는데 당과는 더욱 멀리 있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만나는 횟수가 너무 적다. 김무성 대표의 경우 취임 이후 대통령 독대는 한 차례에 불과했다. 전화소통은 한계가 있는데 그것마저 부족하다. 그리고 국무회의는 국가 차원의 회의다. 대통령이 국가 차원의 문제로 입법부의 행태를 지적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당과의 갈등 문제는 다르다. 이를 언급하려면 다른 자리를 찾았어야 했다.

 집권당 원내대표는 정권의 입법을 지휘하는 막중한 자리다. 정권의 국정 노선은 구체적으로 법으로 구현된다. 그렇다면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 방향을 최대한 존중하고 지지해야 한다. 이견이 있으면 내부적으로 조율하거나 투쟁하되 야당과 국민을 상대할 때는 여권의 중심과 일치된 좌표에 서야 할 것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복지·군사 등의 문제에 관해 돌출적인 독자노선을 걸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갈등이 압축된 것이 국회법 개정안 파동과 거부권 사태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직후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소통이 안 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대통령도 하루빨리 공석인 정무수석을 임명하고, 정무장관직을 부활시키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정면충돌에 앞서 그동안의 소통 부족을 냉정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메르스와 가뭄, 경제활성화 법안, 사드 배치 문제 등의 현안을 위해, 장기적으로는 임기 후반부 국정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소통을 복원하고 단합을 재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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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