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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병원 간호사, 어린 자매 편지에 "간호사 되길 잘했다 생각들어"

“작고 고운 손으로 선물 포장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죠. 간호사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24일 오전 대전 건양대병원 간호부실. 한 글자 한 글자씩 정성스레 편지를 쓰는 소아청소년과 이임선(39·여) 책임간호사와 신경외과 김서하(27·여) 간호사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전날 박서연(8)·서진(5)양 자매가 병원으로 보낸 편지의 답장을 쓰는 중이었다.

경기도 이천에 사는 서연양 자매는 편지와 함께 치약과 칫솔·양말·과자 등을 상자에 담아 보냈다. 메르스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한 수간호사 기사를 보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었다. 편지에는 ‘의사·간호사 선생님께. 더운 여름에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본다는 게 정말 힘들 것 같아요. 환자를 돌보느라 집에도 못가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음이 아팠어요. 열심히 치료해서 메스르가 금방 끝났으면 좋겠어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편지 내용은 간호부를 통해 병원 내에 전파됐다. 편지를 돌려 읽은 간호사들은 금세 눈시울이 불어졌고 초등학생 딸을 둔 한 간호사는 몇 번이나 읽었다고 했다. 작고 어린 소년들의 편지 한 장에 모든 의료진들이 힘을 얻었다고 한다. 의료진은 서연양 자매와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이대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답장을 쓰기로 했다. 외래진료를 담당하는 이임선·김서하 간호사가 선뜻 나섰다.

이임선 책임간호사는 답장에서 “서진이와 서연이에게서 온 노란 상자를 받고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단다. 편지와 그림을 보니 그동안 참고 있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 정말 고맙구나”라고 썼다. 미혼인 그는 “결혼하면 서연양 자매처럼 기특하고 바른 생각을 갖도록 키우고 싶다”고 했다. 8년 차인 김서하 간호사는 “상자를 열고 편지를 읽는 순간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서연이, 서진이가 있기에 모든 선생님들이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적었다.

건양대병원은 메르스가 진정되면 서연양 자매와 부모를 병원으로 초대해 박창일 의료원장을 비롯해 전 의료진이 함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달 28~31일 16번 확진자가 입원했던 건양대병원은 자가격리됐던 의료진이 14일 복귀한 데 이어 26일 자정을 기해 코호트 격리 조치가 해제된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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