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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 이 그림이 주는 진정한 감동과 의미는 지나온 모든 것을 보듬는 담담한 관조와 따뜻한 아량이다

 

“이 그림이 주는 진정한 감동과 의미는 작가가 일생토록 감내한 고통이나 분노가 아니라, 지나온 모든 것을 보듬는 담담한 관조와 따뜻한 아량이다.”

백인산, 『간송미술36-회화』, 컬처그라퍼



백인산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이 간송미술관 소장 옛 그림 중 36점을 골라 소개한 책의 한 구절이다. 현재(玄齋) 심사정(1707∼69)의 가로 818㎝ 두루마리 산수화 ‘촉잔도권(蜀棧圖券ㆍ촉으로 가는 험한 길, 부분 사진들)’에 대한 설명이다. 현재는 가문의 몰락으로 그림을 시작했다. 조부의 과거 부정과 역모로 벼슬길이 막힌 문인화가였다. 이 그림은 현재가 세상을 뜨기 한 해 전 남긴 필생의 역작이다. 마저 인용하면 이렇다.
“심사정의 ‘촉잔도권’은 험난함만을 담지는 않았다. 긴 화면에는 아찔한 산과 바위, 거센 강물이 반복적으로 펼쳐져 있지만 고통과 인내를 강요하는 위협적인 느낌은 아니다. 산세는 험하지만 물길이 숨통을 틔어 주고, 골골이 자리한 소박한 산촌은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도 고통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나 고난을 극복하려는 결의에 찬 모습이 아니다. 그저 쉬엄쉬엄, 그러나 겸손하고 정성스럽게 한 걸음씩 짚어 가는 나이 지긋한 노인들처럼 보인다. 격정적인 감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마저도 아우르는 유장함이 그림 전체를 지배한다. 거칠고 모진 붓질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그림의 분위기는 오히려 차분하며 고즈넉하다. 특히 두루마리 마지막 부분의 평온함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은 후, 욕심을 덜어 내고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초탈한 노인의 뒷모습과 닮았다. 이 그림이 주는 진정한 감동과 의미는 작가가 일생토록 감내한 고통이나 분노가 아니라, 지나온 모든 것을 보듬는 담담한 관조와 따뜻한 아량이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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