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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덕분에 사랑 받는 테임즈 … 털 때문에 고개 숙인 강수일

강수일
프로축구 제주 공격수 강수일(28)이 대표팀에서 하차한 건 콧수염 발모제 탓이었다. 무심코 발모제를 발랐다가 금지약물 양성판정을 받고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강수일은 누구나 부러워 할 만한 근육질 몸을 가졌지만 털이 적고 매끈한 피부가 오히려 콤플렉스였다고 한다. 다문화가정 출신인 그는 국가대표가 되길 간절하게 바랐다. 그러나 A매치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하고 꿈을 접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2일 강수일에게 15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 모든 파동의 원인은 수염이었다.

 스포츠 선수들이 수염을 기르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강수일처럼 멋지게 보이려는 의도가 가장 많다. 프로야구 한화 이용규(30)와 두산 오재원(30)은 잘 정돈된 수염으로 포인트를 준다. 올 시즌 22홈런을 때린 NC의 에릭 테임즈(29·미국)는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다. 그가 홈런을 치고 들어오면 동료 김태군이 수염을 잡아당기며 요란한 축하를 해 준다. 몇몇 선수들은 수염 이식수술을 받으러 병원을 찾기도 한다.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23·바르셀로나)는 날렵한 턱선을 따라 수염을 기른다. 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산타클로스처럼 콧수염과 턱수염을 하얗게 염색하기도 했다. 국내 1호 인상학 박사인 주선희 원광디지털대학 얼굴경영학과 교수는 “스타는 일반인과 다른 뭔가를 찾으려 한다. 유니폼에 다이아몬드를 박을 수 없으니 수염을 기르는 것이다. 특히 여성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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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염은 카리스마를 상징하기도 한다. 디에고 시메오네(45·아르헨티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축구 감독은 짙은 수염으로 ‘상남자’의 모습을 연출한다. 선수 시절부터 콧수염을 길렀던 울리 슈틸리케(61)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수염은 이제 교수님 같은 권위를 풍긴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콧수염을 자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미국 프로농구 제임스 하든(26·미국)은 긴 수염을 휘날리며 올시즌 팀을 서부 콘퍼런스 챔피언십으로 이끌었다. 미국 언론은 하든의 활약을 두고 ‘fear the beard(수염을 두려워하라)’고 표현했다. 주 교수는 “수염이 많으면 몸에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옛날 무장(武將)들도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 수염을 많이 길렀다”고 설명했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는 아르다 투란(28·터키), 라울 가르시아(29·스페인) 등 수염을 기르는 선수들이 유독 많다. 이들은 영화 ‘300’의 스파르타 전사처럼 강한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김성근(73) 한화 감독은 SK 시절이던 2010년 16연승을 거두는 기간 면도를 하지 않았다. 미국에도 ‘playoff beard(플레이오프 수염)’이란 말이 있다. 포스트시즌 동안 힘을 모으겠다는 뜻으로 수염을 기르는 선수들이 많아서 생긴 말이다.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뉴욕 아일랜더스 선수들이 1980년부터 4연패를 달성한 게 시초다. 테니스 비외른 보리(59·스웨덴)는 수염을 기른 뒤 1976년부터 윔블던 대회 5연패를 달성했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꼴찌였던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는 이듬해 마이크 나폴리(34)를 시작으로 수염을 길렀다. 팀이 득점을 올리면 서로 수염을 잡아당기며 축하했다. 그해 우승한 보스턴 투수 라이언 뎀스터(38)는 “수염은 3C를 준다. 확신(confidence), 카리스마(charisma), 협력(cooperation)”이라고 말했다.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털보 투수 브라이언 윌슨(33)은 2010년 샌프란시스코 시절부터 덥수룩한 수염을 고집하고 있다. 그는 2013년 미국의 한 면도기 회사가 수염을 깎고 광고에 출연하면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주겠다는 제의를 단칼에 거절했다.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는 장발과 수염을 허용하지 않는다. 염소수염을 길렀던 박찬호(42)를 비롯해 ‘동굴맨’으로 불렸던 자니 데이먼(42) 등이 양키스에 입단하며 수염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터키 프로축구 겐슈러비를리는 지난해 11월 턱수염 금지령을 내렸다. 카브카프 구단주는 “선수들은 청소년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턱수염을 기르면 벌금 2만5000리라(약 1000만원)을 내야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린·김원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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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