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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시네필] 마스터 앤드 커맨더

바다를 무대로 펼쳐지는 액션 영화는, 강렬하게 남자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다. 남자의 로망이라고나 할까?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바다 위에서 거대한 파도와 바람과 싸우는 남자의 강인한 모습은 꽤나 매혹적이다. 감동적인 드라마 <퍼펙트 스톰>의 핵심은 그 거대한 해일에 맞선 남자들의 다소는 무모한 용기였다. 거기에는 감동을 뛰어넘는 숙연함이 있었다. 약간 코믹하게 그려낸 <캐러비안의 해적>에도 그런 로망은 남아 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도 결코 굴하지 않는 해적 선장에게서 느껴지는 매혹 같은 것들.

<마스터 앤드 커맨더>에 기대하는 것도 그런 풍경이다. <마스터 앤드 커맨더>는 나폴레옹 전쟁기인 1805년 남미 해역에서 활약한 영국 해군 서프라이즈호의 선장 잭 오브리(러셀 크로 분)의 모험담이다. 20권짜리 대하소설에서 영화용으로 뽑아낸 이야기는 전력이 한 수 위인 프랑스 민간무장선 아케론호를 쫓아가며 벌어지는 전투와 선내 생활이다.

검투사에서 선장으로 변신한 러셀 크로의 야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겨나는 <마스터 앤드 커맨더>는 남자들의 냄새로 가득하다.

여자의 승선이 금지된, 19세기의 전함에서는 어떤 일상들이 존재했을까.

<마스터 앤드 커맨더>는 시작하자마자 사실적인 전투 장면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포탄의 충격에 갑판 위의 사람들이 날아가고, 그 아래에서는 외과 수술이 진행된다. 곳곳에 짐이 널리고 그 위로 밧줄들이 마구 쳐진 갑판을 날렵하게 움직이는 뱃사람들의 동작을 세밀하게 잡아낸 촬영은 감탄할 만하다. 거대한 폭풍이나 치열한 전투가 없어도 그것 자체로도 충분히 스펙터클을 연출한다. 치밀한 리얼리즘으로 잡아낸 19세기 전함의 풍경만으로도 <마스터 앤드 커맨더>는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피터 위어 감독의 야심은 그것만이 아니다. 해양 영화에 빠지지 않는, 거대한 폭풍에 맞서는 뱃사람들의 사투도 어김없이 나오고 남자들의 우정과 갈등도 빠지지 않는다. '럭키 잭'이라 불리는 냉철한 승부사 잭 오브리와 그의 죽마고우이며 의사인 스티븐 마투리의 동정 없는 우정은 <마스터 앤드 커맨더>의 깊이를 한층 더한다. <마스터 앤드 커맨더>는 물과 전함의 스펙터클이 주로 화면을 장식하지만, 피터 위어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모든 스펙터클의 중심이 인간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대작영화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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