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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갈 길

여자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도전이 16강에서 멈췄다. 이제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차분히 설계할 때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에이스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빠진 공백이 컸다. FIFA랭킹 3위 프랑스는 기술과 조직력에서 한국(18위)보다 한 수 위였다. 빠른 패스와 골결정력으로 전반 10분 만에 두 골을 넣었고, 후반 3분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윤덕여(54) 감독은 "나름대로 준비를 잘했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이번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실력을 키워 4년 후 프랑스 대회에서는 더 좋은 결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열악한 한국 여자축구 환경에서 월드컵 16강은 박수받을 만한 성과다. 여자축구는 대중의 관심 밖에 있다. 여자실업축구 WK리그는 무료인데도 평균 관중이 400명(2015년 기준) 정도다. 올 시즌부터 연고지를 도입해 지역 팬들이 늘었지만 갈 길이 멀다. 전가을(27·현대제철)은 월드컵 개막에 앞서 "여자축구 선수로 사는 것이 외로웠다. 이번 대회에서 감동적인 경기를 펼쳐서 여자축구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축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이후 팬이 크게 늘었다. 지난 2003년 이후 두 번째로 월드컵 본선을 밟은 여자축구도 꾸준히 월드컵에 출전해 성적을 내야 한다.



지난 2009년 출범한 WK리그는 대표팀의 든든한 뿌리다. 7개 팀으로 구성돼 일본·프랑스·독일처럼 승강제를 하진 못하지만 선수들의 처우는 나쁘지 않다. 연봉(상한선 5000만원)과 함께 승리수당이 별도로 계산돼 선수들의 실질 소득이 꽤 높다. 독일 여자축구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베로니카 보케테(28·스페인)의 연봉(6000만원)과 견줘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여자축구 리그 5위권인 영국 선수들은 평균 연봉이 2만파운드(3500만원) 선이다.



선수들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도 한국의 장점이다. 부산 상무 소속 권하늘(27)은 "오전·오후에 훈련하고 야간에도 개인훈련을 한다. 축구 이외에 다른 직업을 갖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여자 선수가 축구만으로 생계를 꾸리는 경우는 드물다. 스페인 대표팀 23명 중 4~5명만 축구에 전념하고 나머지는 별도의 직업을 갖고 있다. 공격수 프리실라 보르하(30)는 제빵 일을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지소연이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몸담은 고베 아이낙을 제외한 9개 팀에서 축구만 하는 선수는 손에 꼽힌다. 독일 축구해설가 요한 카우퍼는 "여자 선수들이 축구에 전념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굉장히 부러운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좋은 시스템이 저변 확대로 이어져야 희망이 있다. 한국 여자축구 등록선수는 1765명(2014년 12월 기준)에 불과하다. 일본은 3만243명, 프랑스는 4만8000명, 독일은 26만2220명이다. 선수가 많으면 '보석'을 찾을 확률도 높아진다. 공격수 박은선(29·로시얀카)은 "2003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한국축구는 동네축구 수준'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후배들이 짜임새 있게 공격을 만들어 골까지 넣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며 "프랑스처럼 여자축구 선수가 많아지면 월드컵 8강 이상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유소년 엘리트 육성도 함께 따라야 한다. 2011 독일 여자월드컵 정상에 오른 일본은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5세 이하 여학생을 대상으로 여자축구 대표팀 골키퍼를 발굴하는 '수퍼소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히다카 겐이치로 교도통신 기자는 "일본도 미국·프랑스·독일에 비하면 등록선수가 적다. 어린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덕분에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현재 황금세대를 이을 차세대 유망주들이 부족하다. 특히 골키퍼는 31세 김정미를 이을 마땅한 후보가 없다. 일본처럼 특정 포지션을 엘리트 교육으로 키워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몬트리올=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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