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한인 엘리트 경찰, 비번에도 범죄 현장 달려갔다가…

“최고의 경찰관 중 한 명을 잃었다.”(제프리 블랙웰 미국 신시내티 경찰서장)

“시의 안전을 위해 평생을 바친 영웅.”(해리 블랙 신시내티 행정담당관)

거짓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총격을 받고 숨진 한국계 경찰 소니 김(49)에 대한 평가다. 그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시에서 인정 많은 엘리트 경찰로 통한다.

19일(현지시간) 사고 당일에도 그랬다. 총을 든 사내가 위험하게 돌아다니고 있다며 경찰 출동을 요청하는 911 신고가 접수됐다. 그는 이날 비번이었다. 그럼에도 사고 접수 통보를 받고 맨 처음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를 맞은 건 거짓 신고를 한 흑인 청년 트레피어 허몬스(21)가 쏜 총알이었다. 허몬스는 범행 전 “경찰이 나를 쏘도록 유도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냈다. 처음부터 경찰을 죽일 목적으로 911 신고를 한 것이다.

김 경관은 허망하게 떠났지만 신시내티 시는 그를 보낼 수 없었다. 시는 이례적으로 그가 해결한 사건을 공개하며 그를 애도했다. 흉기를 든 괴한과 장시간 맞서다 체포했던 일화, 빌딩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저항하는 남자를 설득했던 이야기, 눈보라 속에서 자신을 돌보지 않고 시민을 보호했던 헌신적인 자세 등. 27년 경찰 생활 동안 받은 훈장만 22개에 달한다.

김 경관의 죽음에 한인 사회도 슬픔에 잠겼다. 1966년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열한 살이던 77년 부모를 따라 시카고로 이민 왔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신시내티에 터를 잡은 그는 87년 경찰학교에 입학, 이듬해 경찰이 됐다. 한혁구 신시내티 한인회장은 “소니 김의 죽음은 한인 사회에 크나 큰 손실이자 슬픔”이라고 말했다.

김 경관이 생을 마감한 이튿날인 20일 오후 10시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길거리 파티를 하던 주민들이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생후 18개월 아이를 포함해 5명이 다쳤다.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서부에서도 총격이 벌어져 20세 남성 1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다.

총기 사망 사고가 잇따르며 미국 사회에서는 총기 규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불을 댕긴 건 앞서 17일 발생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 총기 난사 사건이다. 백인 우월주의 남성이 흑인 신도 9명을 사살했다. 범행 도구가 된 총기는 지난 4월 아버지가 준 생일 선물이었다.

총기 규제론자들은 총기 소유 허용이 빈번한 총기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비영리단체인 폭력정책센터(VPC)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정당방위 성격의 총기 살인은 1108건에 그친 반면, 흉악 범죄 살인은 4만2419건에 달했다.

조시 슈거먼 VPC 상임이사는 “미국총기협회(NRA)는 총기가 자기 방어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근거가 없다. 총기는 자기 방어보다 살인에 훨씬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NRA의 제니퍼 뱅커 대변인은 그러나 “정당방위 성격의 살인은 일부만 보고된다는 사실을 간과한 걸 감안하면 이번 조사는 형편없다”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달아오르고 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내놓은 총기규제 법안이 이듬해 상원에서 부결된 이후 총기규제는 정치권에서 ‘쉬쉬’하는 이슈였다. 회원 430만 명에 매년 2억 달러의 자금을 정치권에 뿌리는 NRA의 입김을 정치인들이 무시할 수 없어서다. 그러나 대선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최근 “범죄자나 극도로 불안정한 사람들이 총기를 갖지 못하도록 상식적인 총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총기 소유 비판에 가세했다. 교황은 21일 이탈리아 토리노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무기 제조업자·투자가들이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자칭한다면 위선자”라고 비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