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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칼럼] 주식으로 대박치기 위한 7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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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경제선임기자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사는 A씨는 지식이 해박하다. 늘 책을 끼고 산다. 골프를 치러나가 있는 동안에도 동반자들이 쏟아놓는 세상사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런 습관 덕에 그는 회사를 퇴직한 지 20년이 넘지만 나라 안팎 사정을 훤히 꿰고 있다. 그의 금융자산은 일반인으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많다. 자산의 대부분을 주식 투자로 불려왔는데 1년 전부터는 직접투자에서 손을 뗐다. 대신 그는 성과가 입증된 펀드매니저 여러 명을 통해 돈을 분산 투자한다. 시장을 복잡하게 관찰하는 일에서 벗어나 큰 흐름을 보면서 펀드만 관리하면 된다. 그는 “이제 주식은 개인이 직접 해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간접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대안투자를 통해 돈을 관리하는게 훨씬 좋다”고 말했다. A씨가 밝힌 개인투자자의 핵심 투자요령을 7가지로 간추려봤다. 저금리ㆍ고령화시대를 살아가는 반퇴세대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1. 주식은 과학이다= 주식투자로 재산을 일군 사람들은 지식이 해박하다. 귀동냥으로 한 마디 듣고 주식을 사는 깜깜이 개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A씨의 경우 일본 엔화 움직임이나 국제유가동향이 자신의 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체계적으로 이해한다. 그린스펀-버냉키-옐런의 금리 관련 발언과 정책도 줄줄이 꿴다. 세계 증시에 비중이 2%도 안되는 한국 증시가 대외경제변수에 얼마나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는지를 잘 알고 있어서다.

주식투자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은 정부의 경제정책과 정치권 움직임까지 주시하고 있다. 통화재정 논란의 방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저출산고령화의 충격이 경제에 어떻게 미치는지를 주시하면서 주식 투자에 나선다. 주식은 과학이라는 얘기다.15일부터 가격제한폭이 ±15%→ ±30%로 확대되면 변동성은 더욱 커졌다. 더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주식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2. 공부에 또 공부다= 주식으로 꾸준히 돈을 버는 사람들은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꿰고 있다. 이들은 평소 벤자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의 투자원칙을 소개하거나 이들의 투자 역정을 자서전 형식으로 써놓은 책을 손 닿을 곳에 두고 틈틈이 본다. 이런 책들은 시중에 널려 있다. 원서까지 찾아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컨대 ‘How To Think Like Benjamin Graham And Invest Like Warren Buffett’은 주식시장의 원리를 터득하는데 좋은 책이다. 원서가 부담스러우면 국내 번역서를 봐도 좋다.

그레이엄은 버핏의 멘토이자 스승이면서 친구같은 인물이다. 그레이엄은 1930년대 대공황를 거치는 동안 주식시장에서 실전을 통해 터득한 원리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증권분석이론을 수립했다. 그 이론의 핵심은 가치투자였는데 버핏이 지금도 가장 핵심적으로 고수하고 있는 원칙이다. 주당순이익(EPS), 주가수익비율(PER), 경제적부가가치(EVA)같은 개념도 그가 일찍이 실전에서 본격적으로 활용했던 투자지표였다.

3. 세상을 멀리 봐라=비즈니스맨들은 여행을 많이 한다. 지금도 국내 대기업 회장들은 수시로 해외에 나간다. 나가면 세상의 변화를 직감한다.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예컨대 고 이병철 회장은 삼성그룹을 일으킬 때 고비마다 여행을 떠났다. 거기에서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얻어서 신사업의 소재를 찾았다. 고 이병철 회장은 해방 전 중국 대륙을 돌면서 강렬한 충격을 받았다. 넓은 곳으로 나가자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기업이 많고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방 후 고도성장기에는 일본에서 다양한 전문가를 만나 많은 정보와 지식을 흡수했다. 크고 작은 기업의 비즈니스맨들이 수시로 해외를 돌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를 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일반인보다 한 발 앞서서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 주식만 쳐다볼게 아니라 세상을 보면 주식이 보인다는 얘기다.

4. 신문을 읽어라=신문은 세상만사의 일일 동향보고서다. 앞으로 저성장ㆍ저금리 시대에는 정보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멀리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일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조금씩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에 주목해야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이런 미세한 변화는 일일 동향 보고 방식으로 알아두는 게 좋다. 한꺼번에 파악하려면 중간과정을 알 수 없어 전체를 파악하기도 어려워진다. 이같이 시시각각 경제의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해주는 수단이 신문이다.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ㆍ환율ㆍ금리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 한발 앞서 주식시장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5. 시드머니를 확보하라=종잣돈 없이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주식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주식이 위험자산(risky asset)이라는 점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미리 예고된 증시 폭락은 없었다는 점만 기억하면 이해하기 쉽다. 빌 게이츠가 금세기 최고의 경영서라고 극찬한 존 브룩스의 ‘Business Adventures’의 제 1장이 Fluctuation(주가 폭락)인 것도 경제의 첫걸음이 리스크 관리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저금리만 생각하면 2.5%대의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하루에 10%가량의 수익만 내도 남는 장사가 된다. 하지만 외환위기 때 10년마다 발발해 온 주식시장 폭락장세는 언제 돌발할지 모른다. 자기자본으로 투자한다면 무리하게 투자할 리 없다. 또 증시가 갑자기 폭락해도 상장폐지만 되지 않으면 언젠가 원금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 자기자본이 아니면 조바심 때문에 심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종잣돈을 만들어서 투자해도 늦지 않다. 더구나 언제나 현금 여유가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도 있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월가의 투자 구루(guru)들이 몰빵을 피하고 일정비율의 현금 보유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6. 장기투자하라=한때 데이트레이딩이 판을 쳤지만 최근에는 잠잠해졌다.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둔화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증시를 크게 변동시킬 재료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의 급변동 장세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코스피지수의 변동폭도 하루에 움직이는 변동성이 1% 안팎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역시 장기투자밖에 없다. 장기투자를 하려면 종잣돈도 마련돼 있어야 하고 경제와 산업을 이해하는 지식도 갖추어야 한다. 그래도 장기투자는 어렵다. 우량 종목을 사서 묻어두라는 투자격언이 있지만 이를 지키기란 쉽지 않다. 그럴만한 여윳돈이 없는 장삼이사는 조금만 오르면 팔고, 예상을 빗나가서 하락하면 좌불안석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 대안투자상품들이다.

7. 큰 흐름과 대세를 읽어라=경제와 산업, 주식원리에 대한 공부가 충분히 되어 있고 종잣돈까지 확보했다면 실전투자에 나설 자격을 갖췄다고 봐도 좋다. 그런데 어느 종목을 사야하는지가 고민이 될 것이다. ‘누가 뭘 사서 얼마를 벌었다더라’. 이런 류의 얘기는 현실성이 없다. 지속가능한 선순환의 주식투자가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은 시장을 이기기 어렵다. 정글같은 주식시장에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일어나는 증시에서 유망종목을 실제가치보다 쉽게 내줄 주식 보유자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삼이사가 리스크를 줄이고 어느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 간접투자상품이다.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이 대표적이다. 각 자산운용사들이 Kodex, Tiger같은 ETF를 쏟아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정 산업이나 특정 테마에 따라 여러 주식을 펀드처럼 모아서 투자하는 ‘주식’이므로 급락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익을 낼 기회도 많아진다. 너무 다양한 산업의 주식을 끌어모은 펀드보다는 시장을 더 빠르게 반영한다는 특성이 있다.

왕도는 없다. 공부하는 사람만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여기에 운이 크게 좌우하는게 주식시장이지만 지속가능하지는 않다. 저금리시대에 유일한 투자의 장인 주식시장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김동호 경제선임기자 d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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